<55> 롯데쇼핑노동조합
<55> 롯데쇼핑노동조합
  • 정우성 기자
  • 승인 2010.04.0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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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애들도 롯데백화점 보내야겠네”
직영-협력사 직원 모두 아우르는 조합 활동
고용 안정과 복지혜택 강화가 핵심 활동

재계서열 6위의 롯데그룹은 올해 편의점 체인인 바이더웨이와 GS스퀘어백화점 및 GS마트 등 2건의 M&A에 1조 6,140억 원을 쏟아 부었다. 2009년 두산주류를 인수한 이후 공격적인 외형확장에 나선 롯데그룹은 특히 주력 업종인 유통 분야를 석권하기 위해 부동의 1위인 백화점 뿐 아니라 대형 유통매장과 편의점까지 포함해 국내 유통업체 1위를 목표로 공격경영에 나섰다.

그런데 롯데그룹이 갖고 있는 세간의 이미지를 보면 ‘껌 팔아서 운영하다보니 짜게 구는’ 기업으로 알려졌었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노동조합(위원장 박지수)은 “전혀 사실과 다른, 과거 이야기의 재탕”이라고 일축했다. 백화점 업계에서도 신세계나 현대백화점보다 보수가 높고, 이철우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임 이후 사원들에 대한 처우도 계속해서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 지난 3월 5일, 종로구 재동에 문을 연 '롯데백화점 어린이집 1호점' 개점행사에서 이철우 롯데쇼핑 대표이사와 박지수 롯데쇼핑노조 위원장 등이 커팅식을 진행하고 있다. ⓒ 롯데쇼핑노조

동료사원까지 포괄하는 복지혜택 만들어

롯데쇼핑노동조합은 롯데쇼핑의 여러 사업부문(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쇼핑몰, 롯데시네마) 중 백화점사업부에 소속된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아울렛 등의 직원을 조직 대상으로 한다(롯데백화점 노원점의 경우 구 미도파백화점을 인수한 것으로 현재 민주노총 민간서비스연맹 소속인 롯데미도파노동조합이 있다). 백화점사업부 전체 직원 약 4천5백 명(임직원 포함) 중 현재 약 2천여 명이 롯데쇼핑노조에 가입되어 있지만 노조는 이들만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백화점 내에는 영업 특성상 롯데쇼핑의 직영 직원뿐만 아니라 매장 담당 파견 사원들도 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이들을 ‘동료사원’이라고 부르고 있다. 동료사원이란 백화점 각 매장을 운영하는 협력사의 직원으로서 백화점으로 파견 근무를 나와 매장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을 말한다. 실제 많은 백화점에서는 정규직 직원과 롯데백화점에서 ‘동료사원’이라고 부르는 파견 직원 사이에 벽이 있다. 왜냐하면 전체적으로 보면 ‘갑’과 ‘을’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롯데백화점 내에서는 이러한 구분을 최대한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다. 롯데쇼핑노조 문덕경 부위원장은 “최대한 롯데라는 기업의 문화를 빨리 받아들이고 안정된 마음으로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회사와 노조가 이들에 대한 각종 지원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내보험을 노조원뿐 아니라 동료사원에게도 지원해주고 있으며, 어린이날 등 각종 행사의 선물 지급을 비롯해 다양한 혜택이 주어지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롯데쇼핑노조는 지난 3월 5일, 서울 종로구 재동에 정원 50명의 ‘롯데백화점 어린이집 1호점’을 개원해 조합원 뿐 아니라 동료사원의 자녀까지 어린이집에 다닐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지난 2008년 노사가 체결한 단체협약 사항으로 앞으로 전국적으로 노사 공동의 탁아소를 늘릴 계획이다. 롯데쇼핑노조 김용술 사무국장은 “어린이집 개원 이후 주변 주민들의 이용문의가 급증할 만큼 최고의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며 “롯데백화점 직원 자녀만 다닐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자 ‘우리 애들도 롯데백화점 보내야겠네’라고 말씀들 하신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노사의 노력으로 롯데쇼핑은 2009년 보건복지가족부가 선정한 가족친화기업 A등급 인증을 받았다.

고용안정과 복지혜택 강화에 주안점

롯데백화점은 현재 부동의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2005년 전국 16개 지점에서 2008년 22개(영플라자, 아울렛 제외) 지점으로 계속 확장되고 있으며 중국 등 해외 진출까지 안정화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롯데쇼핑노조 조합원들은 고용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도 지금 ‘잘 나가는’ 롯데백화점 직원들이 고용 문제를 걱정할까라는 의문이 들 수 있지만 설명을 들어보면 이해가 간다.

김용술 사무국장은 “직원들의 평균 근무연수가 15년 이상이기 때문에 고용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며 “특히 조합원들은 교육비가 매년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 고용을 통한 학자금 문제 해결을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지수 집행부는 구조조정 없는 고용안정을 첫 번째 노동조합의 핵심 사업으로 설정했으며, 동료사원을 포함해 여직원의 비율이 70% 가까이에 이른다는 점에서 노사 공동 탁아소 개원, 유치원 보조금 지급, 다자녀 출산 지원 대책 등을 중요 사업으로 배치했다.

또한 조합원의 복지혜택 강화를 위해 노동조합 스스로 상조회를 설립했다. 이는 앞에서 설명했듯이 전체 조합원들의 연령이 높아지면서 상을 치룰 조합원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조합원들에게 저렴하고 안전한 상조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했다.

점포별 노사협의회 통해 조합원 만나

롯데쇼핑노조도 다른 서비스업 노동조합과 같이 전국에 30여개 점포(백화점, 영플라자, 아울렛 포함)를 관리하다보니 조합원들과의 항시적인 소통이 고민거리다. 현재 롯데쇼핑노조는 전임자가 모두 10명으로 본조에 5명, 지부장 5명(서울 영등포지부, 서울 잠실지부, 부산지부, 영남지부, 충청호남지부)이 현재 전임 활동 중이다.

본조와 지부는 전국에 펼쳐진 조합원과의 소통을 위해 점별로 분기별 노사협의회를 개최하고 있다. 매 분기별 노사협의회를 통해 조합원을 만나 고충을 듣고 점장들과의 노사협의회를 통해 그에 따른 피드백을 메신저 시스템으로 전달해주는 작업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대의원과 조합원, 대의원과 본조가 수시로 연락 가능하도록 배치하고, 온라인 상으로는 노동조합 게시판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김용술 사무국장은 “서비스 분야는 제조업과 달리 한 공간에 모일 수 없기 때문에 맨투맨으로 조합원을 찾아가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설문조사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조합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쇼핑노조는 상생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단지 서로 사는 것이 아니라 서로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김용술 사무국장은 말한다. 기업도 발전하고 노동조합도 발전하는 사이에 롯데쇼핑은 젊은 사람들이 ‘다니고 싶은 직장’이 될 것이라는 생각 하에 조합원의 복지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