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고길동을 고민하다
다시 고길동을 고민하다
  • 참여와혁신
  • 승인 2010.05.03 18:26
  • 수정 0000.00.0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길동은 감초일 뿐이었다. ‘아기공룡’ 둘리를 괴롭히는 못된 아저씨. 그런데 언제부턴가 고길동은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가 됐다. 왜냐하면 그의 삶이 ‘둘리와 친구들을 제외하고는’ 우리네 삶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참여와혁신> 4월호의 김수정 작가와 고길동의 대화를 재밌게 읽었다. 어쩌면 우리 아버지 세대들은 어디 가서 하소연할 곳도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약주를 많이들 하셨나? 고길동의 주사 아닌 주사가 오히려 정겹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곧 아버지가 될 나이이기에 전부는 아니지만 조금씩 당신들을 이해할 준비가 되고 있는 것 같다.

나 또한 그들과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 또한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길동의 히스테리도, 밉살스런 태도도 이해가 된다. 그렇지만 이해는 이해일 뿐 정작 내 스스로가 현실에서 직접 맞서게 된다면 나는 어떤 고길동으로 변해 있을지 모르겠다.

모두가 ‘둘리’가 될 수 없다면, 모두가 ‘호이’라는 말로 초능력을 쓸 수 없다면 우리는 또 다시 현실의 삶으로 돌아갈 것이고 거기서 또 다른 기쁨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구선호 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