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산업연맹 조건준 정책국장
“우리의 무관심에서 위기가 싹틉니다”
금속산업연맹 조건준 정책국장
“우리의 무관심에서 위기가 싹틉니다”
  • 승인 2004.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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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도 사회적 책임과 산업비전을 제시할 의무가 있습니다”

 

“노조도 사회적 책임과 산업비전을 제시할 의무가 있습니다”


 

‘자동차산업 노사공동협의체’ 구성의 산파 역할을 한 금속연맹 조건준 정책국장의 말이다.
7월 2일 완성차 노사가 고용, 비정규직, 제조업 공동화 등 개별 기업차원에서 논의하기 벅찬 문제들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노사협의체를 구성했다.


이를 통해 기업차원 노사가 불필요한 갈등을 줄일 수 있게 됐다. 한국 노사관계의 새로운 모델이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노사협의체 구성까지의 길은 험난했다.


그는 “자본과 노동 모두 변화하지 않으려는 관성을 갖고 있었다”고 평한다.


기업은 노사협의체를 ‘산별로 가기 위한 전초전’으로, 노조가 뿔을 감추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노동계 내부에서도 우려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산업발전이 기업의 생산성 논리로 귀결될 수 있다는 우려와, 힘 있는 자동차가 업종별 협의체를 꾸리면서 금속 대산별이 힘들어지지 않느냐는 걱정, 돈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반론 등이다.


그러나 이번 합의가 글로벌 생산 시대에 노사가 산업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함께 시작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고용 없는 성장의 시대’ 조국장의 의미 있는 고민은 우리가 되새겨 볼 만하다.


“이제까지 기업은 인건비 삭감식의 운영을, 노조는 임금성 부분의 단기 이익에 매달린 활동으로 갈등만 키워 왔습니다. 이제 산업에 대한 장기적인 고민과 전략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또 다시 위기가 닥쳐올 것입니다.”


65년생 완도 섬소년인 그는 풍운의 꿈을 안고 유학 온 서울에서 노동운동을 시작했다. 86년 임시직 노동자를 시작으로 현총련을 거쳐 98년 통합연맹 간부까지 한길을 걸어온 그는, ‘노동운동의 꿈’이라고 미소를 띤다.


가난한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으로 고향집에 현대식 기와집을 짓고 조용히 살고 싶은 ‘즐거운 상상’을 갖고 있는 ‘일복’ 많은 조 국장이 느끼는 가장 행복한 순간은 바로 지금이란다. 최선의 노력으로 자신의 일을 일구어 갈 때,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

항상 ‘현재’에 발 딛고 노동과 삶을 이끌어 가는 그의 삶이 노동의 새로운 미래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