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학과영원하진 않다
인기 학과영원하진 않다
  • 조진표
  • 승인 2010.06.0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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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만 좇아가는 진로 선택, ‘막차’타는 우 범해
시대변화와 자기 적성부터 파악하라

조진표 와이즈멘토 대표이사
교육컨설팅 관련 강연과 방송진행, 일간지 교육칼럼 기고
15년여 전, 서울대에서 입학점수가 가장 높았던 이과계열 학과는 어떤 과였을까? 그 시절 최고의 인기 학과는 물리학, 전자공학과 등이었다. 의대나 치대는 늘 높은 인기를 누리기는 했으나 대입시험 최상위 반열에 속하는 학생들의 선택지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후순위에 속했다. 서울대 합격자 발표 다음날 TV 아침 프로그램에 등장하곤 했던 서울대 수석합격자들의 지망 학과도 의대보다는 물리학이나 전자공학과 등이 많았다. 그 시대가 지나, 최근 10여 년간은 의대의 입학성적이 공대를 줄곧 앞지르고 있으니,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이 같은 세태와 인기 학과의 변화를 파악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15년여 전, 서울대에서 입학점수가 가장 높았던 이과계열 학과는 어떤 과였을까? 그 시절 최고의 인기 학과는 물리학, 전자공학과 등이었다. 의대나 치대는 늘 높은 인기를 누리기는 했으나 대입시험 최상위 반열에 속하는 학생들의 선택지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후순위에 속했다. 서울대 합격자 발표 다음날 TV 아침 프로그램에 등장하곤 했던 서울대 수석합격자들의 지망 학과도 의대보다는 물리학이나 전자공학과 등이 많았다. 그 시대가 지나, 최근 10여 년간은 의대의 입학성적이 공대를 줄곧 앞지르고 있으니,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이 같은 세태와 인기 학과의 변화를 파악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15년여 전, 서울대에서 입학점수가 가장 높았던 이과계열 학과는 어떤 과였을까? 그 시절 최고의 인기 학과는 물리학, 전자공학과 등이었다. 의대나 치대는 늘 높은 인기를 누리기는 했으나 대입시험 최상위 반열에 속하는 학생들의 선택지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후순위에 속했다. 서울대 합격자 발표 다음날 TV 아침 프로그램에 등장하곤 했던 서울대 수석합격자들의 지망 학과도 의대보다는 물리학이나 전자공학과 등이 많았다. 그 시대가 지나, 최근 10여 년간은 의대의 입학성적이 공대를 줄곧 앞지르고 있으니,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이 같은 세태와 인기 학과의 변화를 파악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15년여 전, 서울대에서 입학점수가 가장 높았던 이과계열 학과는 어떤 과였을까? 그 시절 최고의 인기 학과는 물리학, 전자공학과 등이었다. 의대나 치대는 늘 높은 인기를 누리기는 했으나 대입시험 최상위 반열에 속하는 학생들의 선택지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후순위에 속했다. 서울대 합격자 발표 다음날 TV 아침 프로그램에 등장하곤 했던 서울대 수석합격자들의 지망 학과도 의대보다는 물리학이나 전자공학과 등이 많았다. 그 시대가 지나, 최근 10여 년간은 의대의 입학성적이 공대를 줄곧 앞지르고 있으니,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이 같은 세태와 인기 학과의 변화를 파악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의학계열 과연 비전 있는 직업일까?

이런 시대 변화 속에서 이공계로 진학했던 학생들 중 많은 수가 의대와 치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대학 때부터, 혹은 취업하고 나서도 의(치)학전문대학원 입학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또 다시 학원가를 맴돌고 있다. 사회에 진출하여 한창 경력을 쌓아야 할 이들이 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다시 학업에 도전하게 되었을까? 과거 성적과 분위기에 휩쓸려 대학과 학과를 선택했던 학생들의 경우 막상 전공을 공부해 보니 적성에 맞지 않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꾹 참고 졸업해서 사회에 나와 보니 기대했던 만큼의 대접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던 차에, 대학 입학 당시만 해도 자신보다 성적이 조금 뒤쳐졌던 또래들이 이제 하나 둘씩 의사가 되는 것을 보게 되니 왠지 손해 본 듯한 생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은 아닐까? 지금 인기만을 염두에 두고 의대나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10년 후, 다시 이러한 후회를 되풀이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있을까?

한 예로 의사가 되려는 중학교 1학년 남학생의 경우 의학전문대학원 체제를 이수한다고 볼 때, 의사 입직을 위한 교육 이수 연한보다 2년여의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약 20여 년 후에야 의사직에 입직할 수 있다.

그런데 이미 동네 구석구석 병원이 없는 곳은 별로 없다. 현재 의대에 입학한 학생들이 전문의가 될 때쯤엔 대부분의 지역이 병원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다. 개업의가 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의사의 사회적 지위는 지금보다 낮아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갈수록 병원의 대형화, 프랜차이즈화가 가속화되면서 대형마트가 동네슈퍼 시장을 잠식했듯 자본력을 갖춘 대형 의료기관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하고 싶은 일을 제대로 파악하자

반면, 최근 생활세계의 기술혁명으로까지 불리는 ‘스마트폰’ 열풍 이후, 억대 연봉을 주고도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른다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2000년대 초 인터넷의 대중화가 주도한 IT 열풍과 흡사하게 2010년 ‘스마트폰’이 급속하게 전 세계적으로 보급되면서 이공계 인재들이 높은 몸값을 자랑하게 된 셈이다.

지금 의사를 꿈꾸는 학생들도 이러한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자신의 적성과 의지가 의료분야에 적합하다고 판단되어 의대에 진학하는 경우가 아니라 단지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아서’, ‘멋있어 보여서’ 의사가 되려고 하는 학생들이라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 참여와혁신 포토DB

진로상담을 하다보면 자녀들의 역량은 고려하지 않고 꼭 의사를 시키겠다고 하는 학부모가 있는 것처럼, 자신의 능력이나 적성에 대해서는 한 번도 깊이 고민해 본적 없이 의사가 되겠다고 답하는 학생들이 있다. 적어도 피에 대한 거부감은 없는지, 생물분야에 대한 흥미가 있는지, 사람의 생명을 다룬다는 특성상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등 기초적인 고려사항들도 생각해보지도 않은 채 ‘남들이 의대가 좋다고 하니까’ 내지는 ‘동네 병원 가보면 별로 하는 일도 없는 것 같고 돈 많이 버는 것 같아서’라고 대답하는 학생들을 보면 다소 난감할 때가 있다. 그리고 의사가 될 때까지 얼마나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어서, 막상 소요되는 수련기간을 알고 나면 그렇게 오래 공부하는 것이 싫다며 시큰둥해지는 경우도 있다. 학생이 초등학생이라면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자신이 원하는 직업세계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되지만 실질적인 진로선택의 기로에 놓인 중고생의 입에서 이런 대답이 나올 때는 걱정이 앞선다.  

가고 싶은 학과가 생겼다면 ‘왜?’라는 질문을 던져보자. ‘요새 성적 좋은 애들은 다 여기 가더라’라는 대답만큼 무모한 것도 없다. 인기만을 좇아 진로를 결정하는 것은 ‘막차’를 타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대학의 인기 학과는 경제상황과 사회변화에 맞물려 변할 수 밖에 없다. 남들 다 한다고 덩달아 따를 것이 아니라 모 광고에서처럼 모두가 ‘예’라고 할 때, 내 자녀 혹은 나에게 맞지 않는다고 판단된다면 ‘아니오’라고 할 수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