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은 변해도 그대 기억은 영원하리”
“강산은 변해도 그대 기억은 영원하리”
  • 박종훈 기자
  • 승인 2010.06.10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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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가 故 최국중 10주기 추모식 열려
무더위에도 40여 명 참석
▲ 9일 오후 충북 영동군 만제리에서 진행된 노동운동가 故 최국중의 10주기 추모식에서 참석자들이 묵념을 올리고 있다. ⓒ 박종훈 기자 jhpark@laborplus.co.kr
누구보다 솔선수범해 노동자들의 아픔과 함께 했던 노동운동가 故 최국중 전 한국노총 노사대책국장에 대한 10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9일 오후 충북 영동군 만제리에서 40여 명의 지인들과 추모회 회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노동운동가 故 최국중의 10주기 추모식에서 ‘노동사랑최국중동지추모사업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동만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은 추모사를 통해 “노동운동을 소명으로 생각하여 늘 노동자와 서민 편에 서서 울고, 웃고, 함께 투쟁하며 보낸 동지의 헌신과 열정은 세월이 흘러 강산이 변해도 우리 가슴에 영원히 살아있다”며 “어려운 상황에 굴하지 않고 노동의 가치를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노동운동가 故 최국중은 2000년 5월 한국노총 ‘노정합의사항 관철 및 생존권 사수를 위한 투쟁’ 상황실 팀장으로 근무하다 과로로 순직했다. 이후 고인의 뜻을 기리는 ‘노동사랑최국중동지추모사업회’가 결성되어 한국노총 내의 동료, 선후배 노동운동가들을 위주로 십년 째 추모식을 주도하고 있다.

▲ 노동운동가 故 최국중 ⓒ 박종훈 기자 jhpark@laborplus.co.kr
이들은 지난 2006년 고인을 비롯한 순직 노동운동가 22인의 추모비를 완성하여 한국노총에 헌정했는가 하면, 2008년에는 영동의 묘소에 추모비를 건립하기도 했다. 또한 이번 10주기에는 기념 사진집을 발간하여 고인과의 추억을 되새기는 계기를 마련했다. 

노동운동가 故 최국중은 1979년 화학노동조합 쌍용제지 지부장으로 노동운동을 시작하여 한국노총 안양지부협의회 운영위원으로 활동했으며, 1985년 사업장 폐쇄이전 반대투쟁 및 서울 사무직노조 결성과정에서 해고됐다.

▲ 08년 '노동사랑최국중동지추모사업회'는 고인의 묘소에 추모비를 건립했다. ⓒ 박종훈 기자 jhpark@laborplus.co.kr
이후 1991년까지 한국노총 안양지역 노동상담소 부장과 소장으로 어려움에 처한 노동자들의 상담과 법률구제 활동을 해오다 1997년부터 한국노총 노사대책국 부장과 국장을 역임했다.

이날 추모식은 고인에 대한 묵념과 약력 발표, 추모사와 참배의 순으로 진행됐으며, 마지막에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동료 노동운동가들도 “고인은 출근시간은 있어도 퇴근시간은 따로 없는, 우직하리만치 열정적인 사람”이라며 “당시 한국노총 산하 16개 상담소의 상담기법에서부터 실무행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업무의 기초를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추억했다. 또한 “어려운 환경에서도 21세기에 걸맞는 새로운 노동운동을 개척해 달라”며 후배들에게 부탁했다.

이날 추모식에 참석한 고인의 아들 진호(31)씨는 “아버지께선 과묵하신 편이었지만 약주라도 한 잔 하신 날이면 웃으시며 자상히 말씀을 건네셨다”고 추억하며 “십년이 흘렀는데도 매년 찾아주시는 동료 분들과 추모사업회에 매우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또한 추모사업회 임준택 사무국장은 “고인은 일찍이 미처 조직화되지 못한 부문들, 특히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며 “당시 안양, 과천 일대의 아파트노조 문제에도 열정을 기울였다”고 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