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17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
금통위, 17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
  • 김관모 기자
  • 승인 2010.07.09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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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5% 인상…한국은행, “자산시장 거품 우려”
경제에 큰 영향 없다는 주장에도 서민과 중소기업에 타격될 듯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1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 인상해 그 이유와 향후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은행은 9일 오전에 열린 한국은행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2%에서 2.25%로 상향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2008년 12월부터 17개월간 동결됐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수출의 높은 신장세뿐 아니라 내수도 증가하고 있어 국내 경기가 해외 위험요인이 상존하는 가운데서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물가가 수요 증대로 상승압력이 계속 커질 전망이며, 낮은 금리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도 늘고 있어 자산시장 거품이 우려돼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애초 시장에서는 올해 하반기에나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던 터라 이번 금통위의 결정이 예상외라는 반응이다.

또한 지표상의 경기회복 속도와 달리 서민들의 체감속도가 다르고, 수출이 늘고 있다고 하지만 중소기업의 경영상태가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경기악화의 불씨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명록 금융노조 산하의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신용보증기금이 그동안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을 위해 시행했던 대출금 대비 보증비율을 다시 90%로 높이는 등 정책지원자금이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분위기에서 금리인상은 중소기업에게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택담보대출 등을 위해 가계대출이 늘어나면서 수도권 대출금잔액이 800조를 넘어섰다”며 “이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이자마저 높아지게 되면 서민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위험을 감안하면서까지 금통위가 금리를 올린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아직 상황을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밝히고 있다.

이날 금통위에서 정한 0.25% 인상 정도로는 아직 경제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며, 앞으로 금리가 계속 오름세로 가게 될지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금껏 금리를 인상해야한다는 주장도 계속 제기돼 왔고, 물가상승 압력 때문에 올린 부분도 있어 이번에 결정이 난 것 같다”며 “0.25%라는 인상폭으로 볼 때 당장 한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적정한 선에서 천천히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