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기법 도입 실태 진단_ "구성원 참여 미흡하다"
혁신기법 도입 실태 진단_ "구성원 참여 미흡하다"
  • 박경화 기자
  • 승인 2005.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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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대 형성 실패, 평가·보상 체계 부족이 주요 원인
노동조합과 정기적으로 협의하는 기업은 9% 그쳐

경영혁신 활동이 기업의 일상 활동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일선 현장의 혁신추진 담당자 절반 이상이 구성원 참여나 추진과정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참여와혁신>과 <경영혁신 실무 연구회>가 공동으로 각 기업의 혁신업무 추진 부서 및 관련부서 담당자 100명 (제조업 55명, 비제조업 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영혁신 기법 도입 실태’ 조사에 따른 것이다.

제조업은 6시그마, 비제조업은 지식경영 도입 비중 높아

응답 기업이 추진 중인 경영혁신 기법의 종류는 6시그마가 39건으로 1위를 차지했고, 제안제도 37건, 전사자원관리(ERP) 34건, 지식경영 31건, 변화관리 27건의 순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분류해 보면 제조업의 경우는 6시그마가 30건으로 채택 건수가 가장 높게 나타난 반면 비제조업은 지식경영이 21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제안제도와 ERP의 경우 제조업과 비제조업을 가리지 않고 3위 안에 들어, 높은 채택률을 보였다. 불과 3~4년 전에 국내에 소개된 ERP가 도입된 지 10여년이 지난 6시그마, 제안제도와 함께 상위에 랭크된 것은 우리기업이 그만큼 경영혁신 기법의 ‘유행’에 민감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경영혁신 활동 도입 경로는 국내기업 벤치마킹이 49%로 가장 높았고, 자체개발 20%, 외국기법 벤치마킹이 19%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의 경로는 컨설팅 회사를 통한 도입이 가장 많았다.

‘혁신 활동이 일관되게 추진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그렇다’라는 답변이 47%로 가장 많았고 ‘보통’ 26%, ‘그렇지 않다’ 17%, 매우 그렇다 10%로 나타나, 대체로 일관된 추진을 보여주고 있지만 ‘보통’과 ‘그렇지 않다’는 답변의 합계도 43%로 비슷한 비중을 차지했다.

추진 담당자나 임원의 독자적 역량이 아닌 기업의 시스템으로서 경영혁신 활동이 전개되고 있는지를 묻는 문항에서도 ‘일관된 추진 여부’와 비슷한 답변 분포율을 보였다. ‘그렇다’가 36%로 가장 높았고 ‘보통’ 28%, ‘그렇지 않다’ 22%로 나타났고, ‘매우 그렇다’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각각 12%, 2%에 그쳤다.

경영혁신 추진 부서와 타부서 간의 업무협조 정도는 ‘보통’이 42%, ‘그렇다’ 37%, ‘그렇지 않다’ 17% 순으로, 부서 간 협조는 부족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성원 참여 안 되는 편’ 51%

많은 CEO와 추진 담당자들이 경영혁신 활동의 성공 요소로 꼽고 있는 ‘구성원 참여도’는 전체 설문 문항 중 가장 부정적 답변이 많은 문항으로 꼽혔다.

‘구성원 참여가 잘 되지 않는다’는 답변이 51%로 가장 높았는데 특히 제조업의 경우 이 항목의 응답자가 30명으로, 21명인 비제조업보다 조금 많았다. ‘잘되는 편’이라는 답변은 전체 비율은 38%, 제조업은 20명, 비제조업 18명으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매우 잘 된다’는 답변은 제조업 1명, 비제조업 2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3%에 그쳤다.

참여가 부족한 이유는 ‘공감대 형성 실패 및 구성원 거부감’이 42.4%로 가장 높았고, ‘성과 측정 및 보상 프로그램 부족’이 20.3%로 뒤를 이었다. ‘탑 다운 방식의 추진’ (15.3%), ‘추진부서와 타부서의 협조 부족’ (10.2%)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노동조합과 정기적 협의채널 가동 9% 그쳐

구성원의 참여 부족과 노동조합과의 협의 채널 가동은 일정한 연관 관계를 보였다. 경영혁신 활동 추진을 위해 노동조합 또는 대의원과 협의 채널을 정기적으로 가동하고 있는 기업은 응답 기업의 9%에 그친 반면 전혀 가동하지 않는 기업은 29%였다. ‘부정기적 가동’(35%)과 ‘도입 초기에만 협의’(27%)라고 답한 응답자까지 합치면 일상적인 협의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경영혁신 활동이 실제 경영 성과에 미친 영향의 경우 ‘가시적 성과는 없으나 의식·관행이 개선됐다’는 답변이 40%로 가장 높아, 경영혁신 활동의 성과를 측정할 방법이 없다는 일선 현장의 지적이 어느 정도 타당한 지적임을 입증했다. ‘경영성과가 항상된 편’이라는 답변 35%에 이어 ‘가시적 성과가 매우 향상됐다’는 답변은 7%로 나타났다.

특히 경영성과가 매우 향상됐다고 응답한 기업 (제조업 3곳, 비제조업 4곳)은 구성원 참여도에서도 ‘매우 잘됨’과 ‘잘됨’으로 답했고 노동조합과 협의채널의 경우 7곳 모두가 정기적으로 가동하고 있었다.

경영혁신 활동의 장애요인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는 ‘구성원 공감대 및 참여부족’ (55건), ‘평가 및 보상체계 미흡’ (41건), ‘장기적 전략과 계획 부재’ (35명)이 1, 2, 3위를 차지했고 ‘CEO의 의지부족’ (27건)과 ‘각 부서 간 협조 부족’ (14건)도 걸림돌로 지적됐다.

이번 설문은 9월 22일부터 26일까지 온라인 설문을 통해 이뤄졌으며 3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발송, 제조업 비제조업 비중과 기업 규모를 고려하여 100개의 표본을 추출해 집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