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마음 연결하는 ‘길’을 만드는 사람들
마음과 마음 연결하는 ‘길’을 만드는 사람들
  • 함지윤 기자
  • 승인 2005.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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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노동조합

어떤 이는 인간을 ‘길 위의 존재’라고 했다. 그 심오한 뜻은 알지 못하겠으나, 어쨌든 우리는 단 하루도 길 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건 사실이다. 이러한 길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한국도로공사 노동조합(위원장 문명훈)의 조합원들. 공기업 중에서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많은 국민들과 가장 자주 접하는 곳이 한국도로공사이다. 그러기에 한국도로공사 노동조합은 자신들을 ‘시민의 기업’이라고 당당히 말한다.

시민단체와 연대 통한 사회와의 연대

올 7월에 새로이 7기 집행부를 맞이한 한국도로공사 노동조합은 4기 집행부 때부터 노동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자 사회공헌활동을 시작해 그 명맥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오랜 전통만큼이나 한국도로공사 노동조합의 사회공헌활동 모습은 여타 노동조합과는 다르다. 대부분의 노동조합의 사회공헌활동엔 시혜자인 단일 노동조합과 수혜자만이 존재하는데, 도로공사노조는 지금까지 해 온 모든 사회공헌활동들을 시민단체와 연대하여 펼쳐왔다.

녹색교통운동과 함께 ‘교통사고 제로운동’을 펼쳤으며, 교통방송과 함께 ‘고속도로 교통평화운동’을, 평화은행과 ‘IMF 실직자 돕기 기금마련 캠페인’을, 녹색연합과 ‘Green Hiway 2000 캠페인’을, 예수사랑선교회와 ‘서울역 노숙자 돕기운동’을, 장애우권인문제연구소와 ‘장애우 인권기금 모금운동’을 했으며, 한국노총과 ‘북녘동포 비료보내기 운동’도 했다. 또 광주·전남학생산악연맹과 함께 노동조합으로선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등반에 성공하기도 했다.

문명훈 위원장은 “예전부터 앞으로의 사회에선 시민단체가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며 “한국도로공사는 다른 공기업과 달리 국민들에게 많이 노출된 시민기업이므로 노동조합이 시민단체와 많은 교류를 하고, 지원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도 여러 시민단체에서 연대 제안을 해 오고 있다. 이러한 시민단체와의 연대는 노동조합이 주축이 되어 사회를 변화시키고 이끌어나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노숙자·장애우 모두 ‘길 위의 존재’

한국도로공사 노동조합의 사회공헌활동은 그 대상과 범위가 다양하기도 하지만 ‘함께하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또 남다르다. 사회공헌활동이라 하면 소외계층을 위해 무언가를 베푸는 것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한국도로공사 노동조합은 ‘IMF 실직자 돕기 기금마련 캠페인’을 통해 도로공사 전 직원이 ‘1인1통장 단체 개설’을 하는 등 조합원과 함께 하고, ‘교통사고 제로운동’ ‘고속도로 교통평화운동’ 등의 캠페인을 펼쳐 고속도로를 오가는 전 국민과 함께 했다. 또 지역의 학생들과 함께 노동조합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8125m인 히말라야 낭가파르밧 정상에 올라 통일고속도로 건설을 염원하는 마음을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그동안 한국도로공사 노동조합은 길을 밟고 살아가는 모든 국민들을 대상으로 활동했다. IMF 실직자도, 길을 집으로 삼은 노숙자, 장애우, 그리고 북녘동포까지 모두 길과 함께하는 길 위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문 위원장은 “한국도로공사는 도로를 오가는 국민들에 의해서 존재하므로,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을 해 왔고, 앞으로 더욱 다양한 활동들을 해 나갈 것”이라고 한다.

노조, 사회공헌활동 통해 공신력 키워야

“노동조합은 조합원이 건강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활동을 해야 해요. 특히 공기업 노조이기 때문에 사회공헌활동에 더 앞장서야 하죠. 처음에는 노조의 이런 활동들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지금은 다른 공기업들도 관심이 많아요.”

한국도로공사 노동조합의 활동은 다른 공기업 노조에게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고,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좋은 선례가 되고 있다.
문 위원장은 “노동조합 활동이 이익집단화 되어 가니까 국민들의 여론이 좋지 않은 것”이라며 “정책과 대안이 있는 노동조합이 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책이라는 것은 다름 아닌 공신력이 생기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도 노동조합이 사회개혁운동 참여에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게 문 위원장의 생각이다.
이러한 공기업 노동조합의 사회공헌활동들은 공기업의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개인적으로 어린이 문제에 관심이 많다는 문 위원장은 앞으로 ‘교통사고 유자녀 돕기’ ‘건설재해 유자녀 돕기’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문 위원장을 비롯한 7기 집행부는 현재 흥사단과 함께 ‘독립유공자 후손 돕기 사업’을 논의 중이다.

그리고 향후에는 ‘건강한 조합운영’ ‘결과 있는 조합 활동’ ‘사회공헌에 헌신하는 조합 활동’을 활동방향으로 삼고, 선배들의 전통을 이어받아 교통관련 시민단체와의 유대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더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들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요즘 길이 참 많이 좋아졌다. 시골길도 포장이 되지 않은 길을 찾아보기 힘들며, 고속도로를 통해 대한민국 어디든지 어렵지 않게 갈 수 있다. 땅 위의 길을 잘 닦아 산업발전을 이끌어 온 한국도로공사 노동조합이 귀감이 되는 사회공헌활동으로 사람의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는 길도 잘 닦아주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