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협의회 효율적 운영 위한 6가지 매뉴얼
노사협의회 효율적 운영 위한 6가지 매뉴얼
  • 하승립 기자
  • 승인 2005.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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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고민하고 ‘자주’ 대화하라

① 의결 기구에서 대화 기구로 ‘성격을 명확히 하자’
② 전문위원회 활성화 ‘나눠서 풀자’
③ 전문성 강화 ‘아는만큼 보인다’
④ 노사 실무간담회 활성화 ‘일상적으로 대화하라’
⑤ 노사 대표 공동 현장 순회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라’
⑥ 노사 공동 직무만족도 조사 정례화 ‘내부를 먼저 파악하라’

지금까지 단체협약의 보완, 확장 개념에 머물러 있던 노사협의회는 노사 공동의 발전의 위한 장이 되지 못했다. 참여와 대화를 통한 비전의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또 다른 갈등의 불씨를 만들어왔던 것이다.
이런 분위기가 작업장을 지배하는 동안 내부 구성원들은 일에 대한 흥미를 잃고 차츰 임금에만 매달리고 있다. 이는 노사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노동조합이나 경영진 모두가 리더십을 회복하면서 생산성과 삶의 질을 동시에 올리는 방법으로 노사협의회를 운영하는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작업장에서 고민하고 있는 노사 담당자들의 의견을 토대로 노사협의회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방법 여섯 가지를 모아봤다.

의결 기구에서 대화 기구로 ‘성격을 명확히 하자’

지금까지는 노사협의회에서도 ‘협상’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복지문제를 둘러싼 각종 요구사항에 대해 노사 양측이 줄다리기 과정을 거치고, 이를 통해 단협에 준하는 내용들을 다루어왔다. 그러나 협상은 갈등과 대립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단협과 노사협의회를 명확하게 분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사협의회를 협의기구로 본다는 것은 의제를 풍부화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협의의 기본은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을 설득하고, 또 입장을 이해해가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문제점을 극복해 나갈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그간 고충처리 수준에 머물러 있던 의제들을 기업발전과 인간적인 노동이라는 폭넓은 내용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논의 과정에서 노사, 노노 간 이해대립점이 드러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체의 이익이라는 원칙을 지켜나간다면 공통의 이해관계를 찾아나갈 수 있다.

전문위원회 활성화 ‘나눠서 풀자’

현행 노사협의회에도 분과위원회나 소위원회를 둘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고충처리위원회 정도를 두는 데 그치고 있다. 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현재 전국적으로 대상사업장의 97.6%에 달하는 3만3118개의 노사협의회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노사협의회 설치 사업장 중 46%만이 전문위원회를 두고 있고 이 중 절반은 단 하나의 전문위원회를 두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전문위원회 중 93.5%가 고충처리위원회였다.

결국 대부분의 사안을 본위원회에서 처리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여과되지 않은 많은 안건들이 한꺼번에 논의되면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논의가 제대로 진행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다양한 전문위원회, 분과위원회, 소위원회 등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고충처리위원회를 두더라도, 그 외에 교육훈련위원회, 산업안전위원회, 생산위원회 등 실정에 맞춰 상설 내지 임시 소위원회를 두는 것이 좋다.
이 위원회들은 일상적으로 해당 사안에 대해 검토하고, 또 연구과제를 선정해서 폭넓은 의견수렴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단위가 될 것이다.

소위원회에서 논의된 사항은 그 자체로 효력을 지닐 수 있도록 노사 모두 승인 절차를 마련하고, 여기서 해결되지 못한 사항만 본위원회에서 처리하면 된다.

전문성 강화 ‘아는만큼 보인다’

최근 들어 투명경영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기업에서 경영정보나 회계정보 등을 제공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많은 경우 경영진측은 이에 대한 전문가 그룹들이지만 근로자 대표는 전문성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노동조합 입장에서도 자료를 정확하게 분석하지 못하게 되면 공개되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다. 이는 경영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각 소위원회별로든 별도 단위로든 담당자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는 노력을 노사가 공동으로 진행해야 한다. 관련 교육을 회사에서 지원하는 등의 방식이 가능할 것이다. 이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노사 실무간담회 활성화 ‘일상적으로 대화하라’

안타까운 일이지만 아직까지도 우리 기업 내부에는 노사간의 불신이 뿌리 깊게 남아 있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지속적인 대화에 있다. 노사협의회나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 기간에만 서로 자리를 마주한다면 불신의 골은 좀처럼 메우기 힘들다.

그러므로 실무 단위에서 상시적으로 현안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다행히 최근에는 예전에 비해 노사가 자리를 같이 하는데 대한 거부감이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실무간담회를 잘 활용한다면 신뢰회복은 물론 현안문제 처리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수 있다.

노사 대표 공동 현장 순회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라’

지금도 경영진이나 노동조합 대표자가 각각 현장의 여론을 수렴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따로 진행될 경우 의견수렴은 가능하겠지만 즉각적인 문제해결은 힘들다.
노사 대표가 공동으로 정기 현장 순회를 실시할 경우 노, 사의 입장만을 반영하고 추후 이 문제로 다시 협의나 협상을 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인 고충처리 시스템이 마련될 수 있다. 노사 양측의 책임 있는 대표자들이 함께 현장의 의견을 듣게 되면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노사 공동 직무만족도 조사 정례화 ‘내부를 먼저 파악하라’

지금까지 노사는 경쟁적으로 구성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정작 내부 구성원들이 현재 어떤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지, 또 실제로 자신의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노사가 공동으로 직무만족도를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구성원들이 갖고 있는 생각들을 분석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구호로서의 삶의 질 향상이 아니라 구체적인 해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조사 결과는 노사간 인식의 간극을 좁히는 데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