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 인수전 3파전 되나
경남은행 인수전 3파전 되나
  • 김관모 기자
  • 승인 2010.08.05 19:18
  • 수정 0000.00.0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상남도와 지역 상공인, 경남은행 유치위원회 구성…주주 발굴 및 지역컨소시엄 방안 모색
노조는 분위기 잡고, 경남은 공감대 형성

경남은행 인수를 위해 경남지역 상공인들이 직접 뛰어들면서 지역인수에 대한 논의가 활기를 띄고 있다.

경상남도(이하 경남도)는 오는 10일 김두관 경남도지사와 지역상공회의소 회장들이 모여 최근 분리매각이 결정된 경남은행 인수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나눌 것이라고 5일 밝혔다.

이는 지난 3일 경남도청에서 열린 관계기관 간담회에서 경남도와 지역상공회의소 및 경남은행 관계자들이 모여 경남은행 인수를 위해 유치위원회를 구성키로 한 결정에 따른 후속활동이다.

이번에 논의된 유치위원회는 행정지원팀과 유치팀, 홍보팀 등 3개 실무팀으로 구성돼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하고 주기적으로 추진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지난 7월 30일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경남ㆍ광주은행을 분리매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문동성 경남은행장과 경남도는 환영의 뜻을 밝히고 경남은행이 지역내에서 독자생존할 방안을 강구했다.

현재 이들 내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법은 경남도 내에 소속된 대기업을 찾아 1대 주주로 두는 방식과 지역 컨소시엄을 꾸려 경남은행을 인수하는 방안이다.

이는 2005년에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이 논의될 당시 경남과 지역상공회의소들이 직접 나서서 경남은행 분리매각을 주장하면서 제시한 것이기도 하다.

경남도 남해안경제실 경제정책과 김대석 담당은 “예전부터 경남은행 지역인수는 계속 논의됐지만 정부 방침이 없어 무산됐었다”며 “이번 분리매각에 경남도는 크게 환영하는 바이며 구체적인 매각 방식을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이 경남도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데에는 경남은행 매각을 둘러싸고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이 인수전에 돌입하면서 지역의 위기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경남도는 “지역 정서상 도민의 심리적 거부감이 따르기 때문에 경남지역 전체에 환원해야 한다”며 광역시로 금융경제가 쏠리는 부분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부산은행이나 대구은행 합병이 현실화되기 전에 인수작업을 선점하려는 의지로 읽히는 부분이다.

금융노조 대구ㆍ부산ㆍ경남은행지부도 “건전한 지방경제 발전을 위해 지역민에게 환원될 수 있도록 경남은행은 반드시 독자생존해야 한다”는 공동성명서를 5일 발표하면서 이런 지역 분위기에 힘을 실었다.

박재노 경남은행지부 위원장은 “금융권 인수에 거대산업자본이 함부로 달려들 상황이 아니므로 지역 컨소시엄을 통한 매각만이 방법”이라며 “노조도 매매 당사자 입장이어서 적극적으로 유치위원회와 함께 할 수는 없지만 내부에서 분위기를 잡고 호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경상남도가 1조원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경남은행 인수 가격으로 인해 자칫 인수 후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금융노조 산하 금융경제연구소의 홍수완 연구위원은 “지역과의 관계금융이 있기 때문에 중재기능 역할이 높아지는 점은 장점”이라면서도 “지역경제와 함께 리스크가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대석 담당도 “선뜻 1, 2조나 되는 경남은행을 50%+1주 형식으로 사야 하는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당장 흡수하기에는 지역경제가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어서 대정부 건의로 공동보조금 등을 통해 지방경제의 충격을 완화하고 지역불균형을 해소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