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조업 쇠퇴의 새로운 대안
[미국] 제조업 쇠퇴의 새로운 대안
  • 참여와혁신
  • 승인 2005.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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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훈련과 노·사·지역 파트너십
4개 공장 폐쇄 막고, 다른 지역 일자리까지 흡수

제조업의 일자리 축소와 계약직, 비정규직 등 ‘나쁜 일자리’의 확산은 위스콘신 지역이 안고 있는 가장 큰 골칫거리 중 하나다. 특히 제조업의 축소가 장기화되면서 공장에 밀려난 노동자들은 개인적인 삶은 물론,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삶도 어려워진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위스콘신지역 교육훈련 파트너십’(WRTP)은 고용과 승진의 기회를 넓히고, 노동자들의 숙련을 향상시키며, 이들을 새로운 일자리로 연결해 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 6년 동안 WRTP는 1500여 명의 저소득층 지역 거주자들에게 건설, 의료, 제조, 기술, 그 외 지역경제의 주요 산업에서 일자리를 찾아 주었다.

노동조합과 경영자들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이 파트너십은 특히 최근 들어 밀워키 대도시 지역에서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일자리 (family-supporting jobs)를 확장시키는데 전념하고 있다.

WRTP는 1990년대 초반 제조업의 고용 축소를 해결하기 위한 실험으로 출발했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기업, 노동자, 지역사회의 이익을 위해 일터 개선에 나섰다.
1990년대 말에 접어들면서 제조업의 회복과 노동력 고령화, 지역경제의 다양화는 미래 사회에 걸맞는 새로운 노동인력의 중요성을 제기했다.

‘새로운 노동인력에 적합한 환경은 무엇인가’를 찾기 위한 조사에서 경영진들은 불경기보다도 ‘적합한’ 노동력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 일자리 창출에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답했다. 1996년 WRTP 이사회를 대표하는 미국노총 소속 노동조합 지도자들과, 경영진들은 비영리 법인으로 교육훈련 파트너십을 창설키로 하고 회원사들에 여유 일자리가 생겼을 때 즉각 적절한 노동자와 연결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제조업 일자리 유지와 새로운 일자리 개척

첫 번째 목표는 성공적인 노동력 개발 모델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회원사들에게 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지역 거주자를 고용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면서 소외계층과 젊은 노동자들에게 기존의 인력개발시스템에서 빠져있던 부분을 채워 주었다. 또한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는 기술 대학이나 학원과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여러 인력개발 자금원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갔다.

WRTP는 교육훈련 자금을 운영하거나 자기들 힘으로 사람들에게 가족 부양을 위한 직업을 구해줄 수 없었던 지역사회의 협력자들에게 더욱더 귀중한 자산이 되었다. 2000년 미국 노동부는 시범사업 보조금을 WRTP에 지원해 건설, 의료, 기술, 그 외 분야에도 이 모델을 확대하도록 했다.

회원사를 다른 분야로 다양화했기 때문에 제조업의 불경기에 고도의 민첩성을 가지고 대응할 수 있었다.
최근 WRTP는 제조업 분야의 중점 추진 사업을 공장폐쇄와 강제해고를 막고, 경기침체 기간 중 해고된 직원을 재고용하는 등 사업 시행 초기의 주안점으로 관심을 돌렸다. 한편, 직업 소개활동의 초점은 의료서비스 제공자들, 주요 건설 프로젝트, 그리고 다른 커리어 기회로 옮겨갔다.

이러한 활동의 결과 경영계와 노동조합, 지역사회가 고루 혜택을 받았다. 예를 들어, 지난해에 이 교육훈련 파트너십은 기업과 노동조합을 도와 네 군데의 공장폐쇄를 막았고, 이로 인해 천 개 이상의 일자리를 보존했을 뿐 아니라, 외부에서 조달하던 일까지 이 지역으로 다시 가져왔다. 또, WRTP는 직원 모집과 유지, 지역민의 승진 기회와 같은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28개의 회사와 이에 속한 노동조합들과 협력했다.

이러한 사업에는 기초적인 교육훈련, 직장 내 교육 시스템, 현장에서의 후원자 네트워크, 지도자 개발 워크숍, 이주노동자를 위한 언어교육 서비스들이 포함한다.
이 결과 WRTP는 매년 5백 명에 달하는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가족 부양을 가능하게 하는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돕는 역량을 키웠다. 이 일자리들은 평균 초임이 11달러, 모든 수당의 지급을 보장하고 있다. 많은 참가자들은 생전 처음으로 의료보험, 연금, 휴가, 등록금, 그 외 다른 수당들을 받았다. 이들은 취업 첫 해에 약 2만3000달러의 평균 수입을 올렸는데, 이는 지난 일자리의 연수입보다 165%가량 신장된 것이다. 1년 동안 이직하지 않은 비율도 70% 이상이었다. 이 같은 결과는 미국 내 다른 지역의 인력개발 프로그램의 수준을 훨씬 웃도는 것이다.

‘좋은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다

WRTP 참가자들의 배경은 일반적으로 시내중심 인구의 경제, 인구 통계학적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교육훈련 파트너십에 참여하기 전, 이들의 연평균 수입은 9천 달러 이하, 평균 가계 수입은 1천2백 달러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대개 두 명의 아이를 부양해야 하는 형편이었고 10명 중 9명은 유색인종이며, 절반이 여성이다. 3명 중 2명은 중졸이 학력의 전부이고 3명 중 1명은 언어 장애를 가지고 있다. 절반은 이전에 TANF (Temporary Assistance for Needy Families : 빈곤 가정을 위한 일시 보조), 메디케이드 (정부의 저소득층 의료보험) 혹은 식량 카드 (food stamp)를 받았던 사람들이었다. 4명 중 1명은 생활보조비 수혜자들로 일을 찾아야하는 사람들이었다.

WRTP의 성공에는 특별한 관리조직과 스태프, 리더십이 바탕이 됐다. 운영위원의 책임은 민간 부문이 맡도록 하기 위해 이사회와 운영 위원회는 모두 각 분야의 경영자와 노동조합 , 또는 직원대표로 이루어져 있다.

양질의 리더십은 경제발전과 인력개발이라는 분야에서 공적인 정책과 체질적 개선을 주창해야 하는 이 파트너십의 능력에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다른 에이전시와는 달리, 이 기관은 노사관계나 인력개별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한 경험이 있는 책임자를 각 분야에 고용한다.

독자적 직업센터 설립, 산업별 인력 지도 그려

WRTP는 현재 지역 거주 노동자들을 위한 평가, 취업훈련, 직업알선을 확장할 수 있는 직업센터를 세울 계획을 가지고 있다.
지역 노동인력의 인적, 사회적 자본을 개발하는 것은 이 지역 전체의 경제성장과 번영에 결정적인 요소이다. 이 센터는 지역 주민들과 그들이 속한 기관이 실질적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구조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여러 건의 대형 건설 프로젝트, 의료계의 지속적인 직원 부족, 최근 불경기에서의 회복, 그리고 지역 경제의 다양화 등이 많은 노동자와 그 가족인 지역민들이 생계수단을 개선할 중요한 기회를 제시하고 있다. 각 산업 분야별 추진 계획은 다음과 같다.

  ● 건설센터
발전소,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병원, 다른 주요 상업, 산업, 주거지역의 건설공사에 지역사회가 참여할 수 있도록 중심 정보 센터를 만들 것이다.

  ● 의료센터
하급직 인력을 간호사, 방사선 기술자, 외과 기술자, 호흡기 관련 치료사와 같이 수요가 높은 직업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공공부문과 민간부분의 자원들을 결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것이다.

  ● 제조센터
지역 내의 재개발 산업단지와 그 주위에 생겨나는 새로운 공장, 신제품, 기술, 작업 진행에 투자를 이끌기 위한 지역사회의 자산 역할을 할 것이다.

  ● 기술센터
디지털 격차를 극복할 수 있도록 지역 주민들을 위한 교육훈련 기회를 확대하고, 대도시 지역에 데이터 서비스와 네트워크의 성장을 지원할 것이다.


이 단계에서 주요과제는 대규모의 재단 보조금이 만료된 후에도 이 기관을 성장할 수 있도록 유지하기 위한 전략을 실행하는 것이다. 이 보조금들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를 위해 보존해두어야 할 것이다. 이 지속성 전략의 주요 부분은 노동력 개발 자금, 특히 교육 훈련 프로그램을 위해 늘어나는 비용을 확보하는 것이다.

기업-노동-지역의 공동이익 개발

위스콘신지역의 미국노동총연맹 소속 노동조합이 경제 및 인력개발을 위해 경영자 단체와 함께 일하기로 결정한 것은 노동운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WRTP는 이들 노동조합에게 공장폐쇄와 강제해고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외부로 조달되던 일자리를 그 지역 내로 다시 가져오고, 임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는 것을 도와주었다. 건설업 분야에서는 노조 주도로 추진되는 견습생 프로그램 (BIG STEP)과 협력해 건설업의 경쟁력 향상과 원활한 인력공급에 공헌했다. 보건업 중심의 새로운 인력 회사 (staffing company)는 지역 보건사업 및 다른 산업의 회원들을 늘리는 새로운 전략을 약속하고 있다.

기업과 노동자, 지역사회는 서로 다른 이유로 한자리에 모이지만, 모두 노동력 개발에 대해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회사는 자격을 갖춘 노동자를 채용, 유지, 개발해야 한다.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의 일자리를 지켜주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지역사회는 가정을 부양할 수 있는 일자리를 더 많이 구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