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고성과 작업조직 도입 시작한 항공산업
[영국] 고성과 작업조직 도입 시작한 항공산업
  • 마크 톰슨 수석연구원
  • 승인 2005.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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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지속성’이 성공 열쇠

템플튼 대학에서 노사관계를 연구하고 있는 마크 톰슨 수석 연구원은 영국 ‘브리티쉬 에어로스페이스’사, 제조업노조 ‘아미쿠스’와 공동으로 노사관계와 작업장 관행이 조직의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연구하고 있다.
영국 통산산업부의 파트너십 펀드가 지원하는 최근의 연구에서 그는 고성과 작업조직의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마크와 IPA의 토론 내용을 문답식으로 정리한다.

Q.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 가장 특징적인 발견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항공우주산업 분야에서 고성과 작업조직(HPWO : High Performance Work Organization)의 정착이 매우 늦게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두 번째 관심 분야는 ‘고성과 작업조직의의 정착과 실제 기업성과 사이에 상호연관이 있는가 ’하는 점이었다. 연구 결과 이들 사이에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는 점을 확신할 수 있었다.
2001년과 2002년에 진행된 또 다른 연구에서도 이런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결과가 나왔을 뿐 아니라 2~3년 가량의 장기적인 성과 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수치도 발견됐다.
다년간의 관찰 결과 HPWO의 확산과 정착은 매우 더딘 과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출발점의 차이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어찌됐든 고성과 작업조직이 뿌리를 내리려면 최소 5~6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노사관계, 조직 내의 불만 처리과정, 커뮤니케이션 등이다. 또 다른 특징은 영국에서 고성과 작업조직의 확산이 성과 향상을 위한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노력보다는 법·제도적인 규제에 의해 추진되었다는 점이다.

Q. 고성과작업 조직의 도입이 조직성과 향상에 기여한다는 점이 입증되었는데도 확산이 더딘 이유는?

항공산업의 특수한 구조에서 일차적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우리의 항공산업은 롤스로이스나 BAE같은 대기업이 주도하지만 주로 중소규모의 기업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또, 과거에는 생산 라인을 재조직화하는 린 생산시스템이 항공산업의 주류를 이뤘다. 분석결과 팀작업과 정보공유 관행이 이미 자리 잡고 있는 기업에서 린 생산시스템이 더 빠르게 적용됐음을 알 수 있었다. 지금까지 항공산업 분야의 기업들은 린 생산시스템에 맞는 관행을 개발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고 때문에 고성과 작업조직에 알맞은 관행을 적용할 수 있는 범위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Q. 고성과 작업조직의 확산이 노동자들의 조직 몰입도와 실행력, 신뢰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나?

고성과 작업조직이 성공적으로 정착되어 있는 몇몇 기업을 표본으로 조사한 결과 항공우주 산업의 지속적 침체에도 불구하고 이들 기업에서 조직 구성원의 충성도와 실행력, 구성원 간 신뢰는 향상되어 있었다. 또, 산업 침체로 감원이 일상화된 상황 속에서도 인위적 인력감축을 시행한 기업이 없었다.
흥미롭게도 이들 기업에서 노동자들의 고성과 작업조직 참여 동기는 감원이나 구조조정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었다.
이 기업들은 새로운 장비를 도입하고 공장의 레이아웃을 재설계했으며 작업장 전체의 환경과 외관을 모두 향상시켰다. 이것은 기존의 린 생산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이들 기업의 작업환경 개선에 더 많은 투자를 했으며 회사의 장래 전략과 관련한 토론에 노동자들을 참여시켰다.
이들 기업에서 일반적으로 회사경영 전반에 대한 노동자들의 참여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 그리고 기업이 위기에 처했을 때, 관리자들은 솔직하게 직원들과 문제에 대해 상의했으며 많은 길 중 어떤 길을 택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함께 해답을 찾아나갔다. 이 결과 구성원의 조직 몰입도와 실행력, 신뢰가 동시에 향상됐다.

Q. 경영자들의 의식과 태도에 관한 연구 결과는 어떤가?

고성과 작업조직의 확산에 경영진의 능력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중심으로 살펴봤다. 관리자의 능력 향상에 더 많이 투자한 기업은 경영성과에 대한 피드백 또한 높았다. 현장에 고성과 작업조직을 도입한 기업의 경우 높은 실행력을 보였으며 관리자들의 역량 측정을 위한 도구도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인터뷰와 사례조사를 통해 결과를 확신할 수 있었다. 고성과 작업조직에 대한 경영진의 의식이 미약할 경우, 조직의 링크 역할을 하는 관리자들의 의사소통 능력과 조직능력도 부족했다. 또 이들 기업은 인적 자원전략을 기업의 미래 전략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한 기업은 노동조합을 철저히 무시하고 이들을 적대시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었는데, 몇 년 후 다시 방문했을 때는 기존의 경영진이 물러나고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온 뒤였다. 새 경영진은 노동조합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했고 1년 후에는 영국노총이 수여하는 노사관계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불과 3년 만에 일어난 변화였다. 노동조합 인정은 경영권을 약화시키기보다 오히려 더 강화시키는 결과를 불러오기도 했다.

Q. 노동조합이 고성과 작업조직 도입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노동조합의 참여는 매우 중요하다. 현재는 영국 제조업노조인 아미쿠스(Amicus)와 통상산업부가 공동으로 창설한 파트너십 펀드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펀드는 전략적 파트너십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아미쿠스는 고성과 작업조직 모델에 대해 매우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맨 처음 이 모델에 대해 노조 지도부와 토론을 벌일 때, 그들은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아미쿠스의 지도자들은 고성과 작업조직 도입에 경영진이 빠질 수 없는 한 축임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경영진과 포럼을 형성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Q. 세계의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볼 때 영국의 고성과 작업조직 도입 실태는 어떤가?

영국의 항공우주산업은 세계 2위의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고성과 작업조직의 도입 정도는 이러한 위상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 도입의 필요성에 관한 공감대는 많이 확산되고 있는 편이다. 특히 고성과 작업조직의 도입은 노사관계, 구성원 간 신뢰관계, 단체교섭, 인적자원개발 전략과 같은 이슈와 맞물려 있는데, 최근에는 이러한 분야의 사례조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_ 마크 톰슨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