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C지회, “상경투쟁으로 압박수위 높이겠다”
KEC지회, “상경투쟁으로 압박수위 높이겠다”
  • 박종훈 기자
  • 승인 2010.09.14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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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여 명, 국회의사당 등지서 ‘빡센’ 투쟁일정 계획
창조컨설팅 노조파괴 개입의혹 제기…“확실한 증거는 없어”

▲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금속노조 KEC지회 조합원들이 사측의 '노조탄압'에 대한 해결을 촉구하는 삼보일배를 벌이고 있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올 들어 최장기파업(90일) 사업장인 금속노조 구미지부 KEC지회(지회장 현정호) 조합원들이 회사의 노조탄압 철회를 요구하며 상경투쟁을 벌였다.

금속노조 구미지부와 KEC지회 조합원 300여 명은 14일 상경해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야4당과 공동으로 KEC노조탄압의 실체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한편 노무법인 창조컨설팅(대표 심종두)의 사무실이 위치한 영등포구 문래동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어서 오후 2시부터 여의도 전경련회관 앞에서 출발해 국회의사당 앞까지 삼보일배 행진을 진행하고 6시 산업은행 앞에서 투쟁문화제와 마무리집회를 열 계획이다.

KEC지회는 1988년 결성 이후 22년간 회사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나 올해 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노사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6월 9일 경고파업을 시작했다. KEC지회는 “경고파업에 대해 회사가 업무복귀명령을 공고하고 가정통신문 발송과 전화통화, 문자메시지 등으로 조합원들에게 업무복귀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지회는 같은 달 28일부터 30일까지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지회의 전면파업에 맞서 회사는 30일부터 직장폐쇄를 단행했으며 현재까지 지속 중이다.

KEC지회는 현재의 이와 같은 극심한 대립 상황이 최근 여러 사업장에서 벌어지는, 회사의 전형적인 ‘노조죽이기’ 때문에 비롯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정호 지회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금의 상황은 타임오프로 대표되는 정부여당의 노조말살정책에서 비롯됐다”며 “회사는 이를 뒤에 업고 ‘이번 기회에 노조의 색깔을 바꾸겠다’고 공언하는 등 노조탄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 지회측에서 노조파괴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창조컨설팅 사무실을 방문했으나 문이 잠겨 있어 면담이 성사되지 않았다. ⓒ 박종훈 기자 jhpark@laborplus.co.kr

새벽에 용역 기습투입·직장폐쇄…노조파괴전문가 배후 의혹

지회의 파업이 계속되던 지난 6월 30일 새벽 2시경, 회사에서 고용한 용역직원 400여 명은 노조사무실과 여직원기숙사 등지에서 조합원들을 정문 밖으로 몰아냈다. 그리고 한 시간 뒤 직장폐쇄가 공고됐다. 지회는 정문 옆 주차장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들어갔으며 회사는 단전, 단수, 화장실 봉쇄 등으로 이에 맞섰다.

KEC지회는 또 “8월말부터는 교섭방식과 상관없이 노사간 대화가 재개될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지만 8월 27일 이후 회사가 태도를 돌변했다”며 “경주 발레오만도 노조파괴 프로그램을 담당한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이 그 배후 세력”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직장폐쇄와 용역에 의한 24시간 카메라 감시, 업무복귀노동자에 대한 의식개조교육과 교섭거부에 이르기까지 그 패턴이 매우 유사하다는 주장이다.

14일 영등포에서 열린 결의대회 도중 KEC지회 홍종원 수석부지회장을 비롯한 집행부 간부들과 구미지부의 간부들이 해당 노무법인인 창조컨설팅을 방문, 노조가 갖고 있는 의혹과 관련해 심종두 대표와 면담을 시도했으나 사무실의 문은 잠겨 있었으며 심 대표는 외부 일정으로 자리를 비운 상황이었다.

KEC지회 심부종 사무장은 “몇 시간 뒤 심 대표는 지회 간부들과 외부에서 면담을 가졌다”며 “본인은 극구 KEC사태 개입을 부인했고 도리어 노조에서 필요한 노무 컨설팅 부분의 자문을 제안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