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하지 않지만 거짓은 아냐?
적절하지 않지만 거짓은 아냐?
  • 정우성 기자
  • 승인 2010.10.05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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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공공기관 청년채용 목표 달성 조작 의혹
정원 외인 비정규직도 포함해 실적 부풀려
산하 7개 기관, 정원대비 청년 채용 실적 평균 0.35%

▲ 5일 오전 경기도 과천정부청사 고용노동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이 박재완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고용노동부가 작년 공공기관 및 공기업 청년채용 목표 달성 현황 자료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은 5일,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고용노동부가 제출한 <공공기관 현황 확인자료>의 원 자료와 기획재정부에서 지난 6월 17일에 발표한 <2009년 청년채용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7월 15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청년채용 목표 달성 현황은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 15일 고용노동부는 2009년 공공기관 및 공기업 청년채용 규모는 13,061명이며 226개소가 청년채용실적을 달성해 목표치의 60%에 육박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홍 의원이 고용노동부의 원 자료와 기획재정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발표와는 달리 청년채용 규모는 4,914명에 불과했으며 공공기관 68개소만이 실적을 달성해 목표치의 26.2%만 달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2008년 공공기관 및 공기업 청년채용 규모인 10,806명의 45%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 홍희덕 의원실

이러한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 홍 의원은 고용노동부가 정규직, 상용직(무기계약직), 기간제, 인턴 등 고용형태를 분리하여 조사를 했음에도 정원에 포함되지 않는 상용직․무기직, 1년 이상 계약직을 묶어 발표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고용노동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의 경우 163명의 청년을 채용했다고 발표했으나 이중 정원에 포함되는 인원은 4명뿐이며 나머지 159명은 기간제 비정규직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에 기획재정부가 6월 17일에 조사한 ‘2009년 청년채용 현황’ 결과를 보고 받았으나 고용노동부는 이를 무시하고 결과를 발표해 공공기관 및 공기업의 청년 채용 수치를 높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수치를 조작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은 답변에서 “비정규직과 정규직을 구분하지 않은 것은 적절하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도 “법을 위반하거나 거짓으로 발표한 것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 홍희덕 의원실

한편 정부 고용정책을 전담하는 고용노동부 산하 7개 기관의 정원대비 청년 채용 실적이 평균 0.35%로 ‘청년고용촉진특별법’ 상 청년 채용기준 3%에 훨씬 못 미쳐 법을 준수하고 있지 않다고 홍 의원이 주장했다.

홍 의원은 “청년고용을 정원의 3%에서 5%로 확대하고, 권고안이 아니라 의무조항으로 하는 ‘청년고용촉진특별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30대 기업도 포함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