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도 ‘먹튀’ 논란?
SC제일은행도 ‘먹튀’ 논란?
  • 김관모 기자
  • 승인 2010.10.11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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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B 보유부동산 매각대금 3천억 원 사용처 불분명”
SC제일은행지부, 매각대금 진상 조사 촉구…은행측 “자세한 자료 있다”

▲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과 금융노조 SC제일은행지부(위원장 김재율), 투기자본감시센터는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SC제일은행의 부동산 매각대금 3천억 원의 행방이 묘연하다"며 "금융당국은 이 매각대금의 진상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금융노조

SC제일은행이 보유한 부동산을 매각한 대금 3천억 원의 사용처가 불분명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과 금융노조 SC제일은행지부(위원장 김재율), 투기자본감시센터는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유원일 의원측은 “12일 예정된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 앞서 SC제일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부동산 매각대금 3천억 원의 행방이 묘연했다”며 “금융당국은 이 매각대금의 진상을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원일 의원측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이 2005년 1월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하 SCB)에 합병된 후, 그해 5월부터 올해 8월까지 지점 부동산 등 총 35건을 약 3천억 원에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SC제일은행은 ‘SCFB(SC제일은행) 6개년간 주요 투자금액(2005-2010)’ 자료를 통해, 매각대금 3천억 원을 재투자했다고 해명했지만, 세부내역이나 구입여부가 명시돼 있지 않고 점포수 현황자료 등도 맞지 않아 의심스럽다는 것이 유의원측의 주장이다.

유의원 측은 “73개 점포 신설과 56개 점포 이전을 위한 임차보증금으로 1,040억 원을 투자했다는데 어디가 신설되고, 차액 1960억 원에 대한 해명도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재율 SC제일은행지부 위원장은 “은행측은 영업점을 매각하고 다시 매수인과 바로 임대차계약을 맺었고, 매수인은 그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매입대금 대출을 받고, 은행이 내는 임대료로 금융비용을 충당하고 있다”며 “그것도 동일인과 같은 계약을 반복하는 등 SC제일은행의 이해할 수 없는 보유부동산 매각방식은 금융투기자본의 새로운 은행이익 빼내기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유원일 의원과 SC제일은행지부 등은 “이번 부동산 매각대금이 본사와 자사간 MR계정(정산계정)을 통해 회사의 필요에 따라 본사와 지점의 비용(본사 CEO 급여 등)이나 손실(부실) 계정으로 바뀌거나 축소, 과장 등의 방식으로 본국으로 유출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SC제일은행은 97년 금융위기과정에서 공적자금 투입으로 회생된 국민의 은행인 만큼 금융감독원은 SC제일은행의 국부여출 여부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SC제일은행의 한 관계자는 <참여와혁신>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이번 기자회견에서 나온 의혹에 대해 “지금까지 61개 점포가 신설되고 34개 점포가 이전됐으며 167개 점포가 리노베이션 되면서 3,000억 원의 대금이 쓰였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2008년부터 지점망 재구축과 본점 건물 공간효율성 증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며 “직원들의 근무환경 개선과 일자리 창출, 서비스 강화를 위해 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세부내용은 매일 업데이트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SC제일은행은 1997년 외환위기로 구 제일은행이 정부로부터 경영개선 명령을 받으면서, 1999년 12월 미국계 금융투기자본인 뉴브리지캐피탈에 인수되었다가 2005년 1월 SCB에 재매각됐다. 이 과정에서 공적대금 17조가 투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