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하도급, 경영계의 생각은?
사내하도급, 경영계의 생각은?
  • 박종훈 기자
  • 승인 2010.10.18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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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전문가 정책토론회 열어...고용·생산유연화 논의
“최근 법원 판결은 ‘편파적 경향’ 보여”

▲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 주관 '사내하도급,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의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 박종훈 기자 jhpark@laborplus.co.kr

사내하도급 직원의 원청 직접고용 여부가 노사관계의 현안으로 부상 중인 가운데 재계가 최근 사법부의 판결이 기업경쟁력을 저해하는 것이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사내하도급,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고 전문가들의 논의를 듣는 기회를 가졌다. 토론회는 1, 2부로 나뉘어 경영학 전문가와 법학 전문가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사내하도급 문제에 대해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대부분 “외부인력 활용을 통해 생산유연화를 도모해 기업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고려대 경영학과 신호정 교수는 “외국에 비해 한국기업의 전략적 민첩성은 △ 기술력 △ 프로세스 혁신 △ 지식 축적·관리 △ 전략적 합의 등을 바탕에 두고 있다”며 “고객의 니즈 변화에 부응하는 제품을 적시에 공급하려면 생산 프로세스를 신속히 전환해야 하고, 그를 위해 사내하도급 등을 포괄하는 ‘아웃소싱’의 필요성은 매우 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노동계가 주장하는 ‘고용안정’에 관한 부분과 재계가 요구하는 ‘생산과 고용의 유연화’라는 부분이 경제적·사회적 가치충돌을 수반한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또한 “현 상황에서 불가피한 가치충돌을 극복해 보려는 논의조차 정치·문화적 이유로 금기시되는 풍토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김영문 교수는 “사내하도급으로 노동력을 이용하는 것은 헌법으로 보장된 경영권”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기업들이 사내하도급의 이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파견과 도급의 구분이 어렵도록 관계를 진화시켜 나갈 것”이라며 “그에 반해 실정법은 이런 다면적 관계를 포괄하기에 그 내용이 매우 적을뿐더러 대부분 규제 위주”라고 지적했다.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최근 일련의 법원 판결이 ‘편파적’으로 패턴화되는 것 같다”며 “법원 판단경향이 특정하게 안정화된다면 이는 곧 입법에 반영될 테니, 사법부가 입법행위에 연관된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구체적인 결론이나 대안을 제시하고 이에 대해 논하는 자리는 마련되지 않았으나 ‘사내하도급 근로자들의 임금이나 근로조건을 직접고용에 근접시키는 것’이 모색돼야 한다고 의견이 일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