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
새로운 시작
  • 정우성 기자
  • 승인 2011.01.3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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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10년 내에 최대로 재미있는 선거”

어느 노동계 관계자가 한국노총 선거가 끝난 후 이렇게 말했습니다. 가슴을 졸였을 후보자들과 선거운동원들에겐 죄송스런 말씀이지만 이번 한국노총 선거는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재미있는(?) 선거였습니다.

결론이야 이용득 당선자의 압승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세 후보가 펼친 선거레이스는 그동안 조직적인 투표로 결과가 뻔히 보였던 총연맹 선거를 되돌아보면 신선한 바람이었습니다. 새롭게 한국노총 수장에 당선되신 이용득-한광호 당선자께 축하의 말씀을 드리며, 수고하신 후보자분들과 선거운동원 여러분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이제 치열했던 선거는 끝났습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새로운 당선자가 탄생했으니 노동운동도 새롭게 변해야 할 것입니다. 정책연대 파기, 노조법 전면 재개정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던 이번 선거는 노사관계, 노정관계가 새롭게 변해야 한다는 현장으로부터의 요구였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시작인 것입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현장의 목소리를 누가 더 많이 듣고, 누가 더 많이 고민하고, 누가 더 많이 실천할 것이냐에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정치권에 환멸을 느끼는 이유는 선거란 공간에서 그렇게 약속했던 많은 것들이 선거가 끝난 이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각 후보들은 노동계 또한 정치권과 다르지 않다는 이야기를 현장에서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결국 실천하지 않는 약속이란 약속이 아닙니다.

지도부는 현장의 지지와 엄호 속에 지도부로서의 지위를 부여받습니다. 단지 선거에서 이겼다고 지도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도부가 지도부로서, 노동운동이 노동운동으로서 바로 서기 위해서는 약속을 지키는, 실천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참여와혁신>은 선거 때 약속이 실천되고 있는지, 노동운동의 감시자로서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보겠습니다.

이번 호에는 한국노총 선거 결과 평가와 전망 기사를 수록했습니다. 이와 함께 취임 1년을 맞이한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과 술잔을 기울이며 나눴던 이런 저런 이야기도 수록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김영훈 위원장에 대해 잘 몰랐던 저로서는 정말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참여와혁신>이 술자리를 마련한 것은 딱딱한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김영훈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느냐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과는 … 대만족입니다. 유쾌한 농담을 즐기고, 2NE1이 좋다고 이야기하는 김 위원장과 새벽까지 술잔을 기울였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독자들도 같이 이 행운을 나눠보는 것이 어떨까요?

이번 호는 여러 사정으로 인해 기획됐던 아이템들이 전부 실리지 못했습니다. 이 점 독자 여러분께 양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3월호에는 더욱 강화된 칼럼과 예리한 분석으로 독자들을 찾아뵙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