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배당금 확정 유보
외환은행, 배당금 확정 유보
  • 정우성 기자
  • 승인 2011.02.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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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론스타에 대한 고배당 부담된 듯
외환은행지부 “고배당 결정되지 않도록 투쟁할 것”

▲ 금융노조 외환은행지부 조합원들이 8일 연말 배당금 규모 확정을 위한 이사회가 열리는 외환은행 본점 회의실 앞에서 연좌농성을 하고 있다. ⓒ 외환은행지부
외환은행 이사회가 장고 끝에 연말 배당금 규모 확정을 다음 달로 유보한 가운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외환은행은 8일 오전 8시 40분부터 6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지만 “신중하게 결정하기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연말 배당금 규모를 결국 확정하지 못했다. 배당금 규모는 다음 달 열리는 이사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 측의 이러한 결정은 표면적으론 ‘신중한 결정’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 대주주인 론스타에게 돌아갈 배당금 액수가 향후 하나금융지주와의 합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 중인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11월 론스타와 매각 계약을 체결하며 연말 결산 때 주당 최대 850원의 배당금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합의했다. 또한 론스타가 주당 850원 이하로 배당을 챙길 경우 하나금융지주는 그 차액을 보전하기로 약정했다.

만약 외환은행 이사회가 주당 850원을 배당금으로 책정할 경우 외환은행의 지난해 순이익 1조554억원 중 약 70% 가량이 배당금으로 책정된다. 이 경우 금융당국이 고배당 자제를 주문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하나금융지주와의 합병에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될 것을 우려해 배당금 규모를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이에 대해 금융노조 외환은행지부는 “외환은행의 2010년 결산 배당금이 이사회에서 결의되지 못한 것은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의 불확실성을 확대시키고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외환은행이 2010년 결산 배당금을 850원의 고배당으로 결의할 경우 BIS비율은 대폭 하락할 수밖에 없고 외환은행의 자본 적정성 및 영업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도 3월말 주총전 임시이사회에서 고배당이 결정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강도 높은 투쟁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