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환율만으론 물가 못 잡는다”
“금리·환율만으론 물가 못 잡는다”
  • 박석모 기자
  • 승인 2011.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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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 아닌 경제구조 개혁·소득보전 필요
저환율-고금리 정책, 노동자·서민 고통만 가중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금리와 환율의 현실화가 아닌 실질임금 인상을 통한 가계의 실질소득 보전과 경제의 선순환구조 회복이 절실하다는 주장에 제기됐다.

민주노총이 20일 오후 개최한 ‘물가폭등 그 대책은?’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참석한 이창근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현 시점에서 금리와 환율의 현실화를 주장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아 보인다”며 “현재의 성장 대 안정의 프레임 자체를 지양하고 고용과 분배를 최우선 가치로 하는 거시경제정책으로의 전환을 촉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창근 국장은 “물가 억제를 담보로 저임금 구조와 불안정 노동자를 유지하는 현재의 사회경제적 구조, 정책을 전환해 일정한 수준 이상의 물가상승률을 감당할 수 있는 체력을 길러야 한다”며 “실질임금·최저임금 인상을 핵심으로 하는 가계의 실질소득 보전정책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이창근 국장의 이 같은 주장은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고환율-저금리 정책을 저환율-고금리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야당과 시민단체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그동안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현 정부의 고환율-저금리 정책으로 인해 수출이 늘어남으로써 경제위기에서 탈출하는 데에는 효과가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시중에 통화가 풀려 물가상승이 발생했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또 수출증가의 혜택이 수출기업에만 집중돼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의 양극화도 심해졌다는 점도 고환율-저금리 정책의 부작용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물론 일부 경제학자들도 이 같은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환율과 금리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환율을 인하하고 금리를 인상하며 정부의 재정적자를 축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창근 국장은 “3∼4%대의 물가상승률에도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는 저임금·저소득 노동자계층이 존재하는 양극화된 사회구조, 노동시장 구조가 문제”라며 “고용, 임금, 소득 등 체감경기는 금융위기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과 재정적자 축소를 통한 통화량 축소는 경기위축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환율을 인하할 경우 수출부문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연속적으로 경상수지와 고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환율조정(평가절상) ⇒ 수출부문 부진 ⇒ 경상수지 악화 ⇒ 경기위축 ⇒ 고용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고, 경상수지 악화는 초국적자본의 금융시장 탈출과 환율폭등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따라서 이창근 국장은 “통화량 축소를 위해 금리를 올리고 정부지출을 축소하는 정책은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철저하게 소외·배제된 노동자·서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킨다는 점에서 올바르지 않다”며 “수출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개혁하고 금융자본의 지배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철저한 금융통제가 필요하고, 물가폭등의 피해가 집중되고 있는 서민들의 실질소득을 보전하기 위해 실질임금과 최저임금 인상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자본과 정부는 물가상승압력을 핑계로 최저임금을 포함한 임금 인상 자제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급격한 물가상승에 대해 노동자의 관점에서 원인을 분석하고 올바른 대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이날 토론회를 개최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토론회에 이어 오는 5월 13일에는 ‘물가폭등의 시대, 최저임금의 의미는?’이라는 주제로 다시 토론회를 열어, 최저임금투쟁의 필요성을 제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