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삶에 쉼표가 필요합니다
당신의 삶에 쉼표가 필요합니다
  • 오도엽 객원기자
  • 승인 2011.05.3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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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놈, 쉼표를 찍다』… 명랑가족, 행복을 찍다

 돈 없이 행복한 삶이 가능할까? 여기 가능하다고 외치는 촌놈이 있다.

촌놈이 사는 집은 200만원이다. 하지만 문화생활(?)을 한답시고 300만원짜리 캠코더를 사서 가족들과 장난감으로 사용한다. 이 장난감은 한 가족의 유쾌하고 발랄한 삶을 담아낸다.

▲ 촌놈 송성영이 <삶이보이는창>에서 펴낸 산문집『촌놈, 쉼표를 찍다』
촌놈은 도시에서 돈독(?)이 올라 살다가 어느 날 충남 공주의 한 시골마을로 들어간다.

남의 땅을 빌려 농사를 짓는 주제에 집보다 비싼 돈을 주고 산 캠코더로 영화를 찍는다. 하늘에서 내리쬐는 햇빛을 조명 삼고,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 삼아 자신들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영상에 담아낸다. 배우들 개런티도 필요 없다. 배우들은 차고도 넘친다. 아내가 있고, 아이들이 있다. 동네 주민들도 기꺼이 영화에 출연하다. 우리네 삶이 세트장이 되고, 자연이 조명이 되고, 무논에서 우는 개구리와 뒷산 뻐국기가 음향을 맡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영화로 단편영화제에서 상까지 받았다.

아버지는 아이와 등교 시간에 ‘꼬마야, 꼬마야’ 줄넘기 놀이를 하고, 동네 꼬마와 차 한잔 마시며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어머니는 여자아이들과 함께 시내로 놀러간다는 아들을 놀려댄다. 촌놈 가족들에게는 서열이란 게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같은 눈높이에서 대화하고 자연을 느끼며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는다.

굳게 닫힌 사춘기 아이들의 문 밖에서 마음 졸이는 부모님들이라면 “아니, 어떻게 그런 일이!”라며 놀라워 할 이야기일 게다. 하지만 이는 마법이 아니다. 아이 친구들의 이름을 일일이 기억했다가 불러주고, 그들과 진심 어린 대화를 나누는 것은 마법이 아닌 진심에서 나오는 힘 덕분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시트콤 같은 이야기들은 가족과의 대화에 목말라 하는 이들에게 가뭄 끝 단비 같은 시원한 해답을 제시해줄 것이다.

<삶이보이는창>에서 펴낸 『촌놈, 쉼표를 찍다』는 <오마이뉴스> ‘올해의 뉴스 게릴라상’을 받은 시민기자 송성영 씨의 두 번째 산문집이다.

이 책은 읽는 게 아니라 한 편의 시트콤을 보는 것 같다. 배꼽 잡게 하는 웃음 사이로 진한 감동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바쁜 일상에서 탈출한 촌놈 가족의 삶이 당신에게 잠시 일탈의 쾌감과 함께 참된 삶의 의미를 떠올리게 한다.

 

<저자 소개>

글 쓰는 농부 송성영은 1960년 대전에서 출생했다. 대학을 졸업한 후 잡지사 생활을 했고, 한동안 도(道)를 공부하기위해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며 산 생활을 하기도 했다. 결혼과 함께 돈 버느라 행복할 시간이 없던 그는 덜 벌고 행복하게 살자는 생각에 도시 생활을 접고, 충남 공주에 빈 농가를 얻어 10여 년 동안 소작농 글쟁이로 생활했다.

2007~2009년에는 ‘진실ㆍ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충남 공주 지역의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피해 조사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2002년부터 <오마이뉴스>에 꾸준히 글을 올리고 있으며, 2006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올해의 뉴스 게릴라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호남고속철도 개발에 밀려 전남 고흥 바닷가로 이주, 농사일과 더불어 아이들에게 글짓기를 가르치며 작은 도서관을 꾸려나가고 있다.

2003년에는 수필집 『거봐, 비우니까 채워지잖아』를 펴냈다. 이번 수필집 『촌놈, 쉼표를 찍다』는 자연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그의 가족들,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