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와는 논의할 수 없다?
노조와는 논의할 수 없다?
  • 박종훈 기자
  • 승인 2011.05.3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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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경남·광주은행지부, 이팔성 회장 집무실 앞에서 항의집회 열어
우리금융지주, “경남·광주은행지부는 회의 참관도 안 돼”

▲ 30일 오전 우리·경남·광주은행지부 간부들이 서울 중구 우리은행본점 23층에서 열린 항의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종훈 기자 jhpark@laborplus.co.kr
우리금융지주의 산하 계열사 노조가 현재 진행 중인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의 문제점과 향후 대응에 대해 지주회사 측과 어떠한 논의 자리조차 갖지 못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인 우리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 노조 간부 30여 명은 30일 오전 회사발전협의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 중구 우리은행본점 23층을 항의 방문하려 했으나 청경들에 의해 제지당해 그 자리에서 항의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현재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매각 방침에 대해 우리금융지주는 대응방안이 전무한 상태”라며 “대량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현 상황의 대책을 논의해 보자는 노조의 요구에도 지주사는 묵묵부답”이라고 주장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007년,우리은행지부와의 단체협약을 통해 회사발전협의회 설립에 합의하고 노사화합과 사업장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고 합의했으나 경남·광주은행지부 등과는 이와 같은 합의가 없었다.

금융사와 노조 간 논의를 위한 은행발전협의회라는 장치는 있었지만, 자회사 노조들과 지주회사 간의 협의 장치에 대한 필요는 실제적으로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지부 간의 회사발전협의회의 경우도 지난 2007년 합의한 이후 처음 열렸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지부의 한 관계자는 “지주사는 대책을 논의해 보자는 노조의 요구조차 묵살하고 있는 셈”이라며 “경남·광주은행지부 간부에겐 발언권을 제한하고 회의 참관만 하게 하는 것조차 거부를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는 결국 우리금융 전체의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자리임에도 여타 자회사들과 협약을 맺지 않았다는 이유에서 거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우리은행지부의 관계자는 “지주사의 모습을 통해 낙하산 인사의 한계를 볼 수 있다”며 “경영진의 생각이나 입장을 들어보자는 건데, ‘청와대나 국정원 등 높으신 분들의 이목 때문에 노사가 만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는 얘기”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지부는 지난 17일 공자위의 매각 방침 발표 이후 지난 19일 지주사의 입장과 대응방안을 묻는 공문을 보냈으나 우리금융지주는 27일 답신을 통해 해당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힌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