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인력공단, HRD 전문 기관으로 거듭나다
한국산업인력공단, HRD 전문 기관으로 거듭나다
  • 정우성 기자
  • 승인 2011.05.3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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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전체 차입금 규모 70조원…공단의 금융부채는 0원
협력적 노사관계·윤리경영으로 대국민 서비스 질 높여
[현장 2] 한국산업인력공단의 효율 경영

▲ 마포에 위치한 한국산업인력공단 전경. ⓒ 한국산업인력공단
공공기관 전체 차입금이 70조를 넘어서 빚으로 기업이나 기관을 운영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286개 공공기관의 차입금은 70조7684억 원으로 2009년의 63조784억 원보다 12.2% 늘어난 수치이다. 이 같은 부채는 결국 국민 세금으로 메워야한다는 점에서 공공기관의 효율적 경영이 요구되고 있다.이러한 공공기관의 적자 운영은 4대강 사업, 혁신도시, 보금자리 등 대형 국책사업과 불안한 물가로 인한 공공요금 인상 억제 등으로 인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의 총부채도 2007년 249조3천억 원에서 2010년 386조6천억 원으로 55.0%가 증가했다.

공공기관이 방만 운영해서야

▲ 공단은 올해 3월 17일, 미래전략기획위원회를 발족했다. ⓒ 한국산업인력공단 
금융기관의 이자부담이 증가하는 차입금 규모가 확대되면서 공공기관의 경영 부실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산업인력공단(이사장 유재섭, 이하 공단)의 행보는 이러한 공공기관의 경영 악화와는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공단도 이전까지는 차입금 규모가 작지 않았다. 지난 2003년, 퇴직금 제도를 누진제에서 법정제로 전환하면서 발생한 퇴직금 중간정산 비용, 2006년 조직개편에 따라 타 기관으로 이관된 직원들의 퇴직금 지급비용 등으로 총 533억의 금융부채를 안고 있었다. 퇴직급여 충당금 적립율도 2007년 8%에 머물렀다. 공공기관이란 특성상 내부적으로 위험성을 느끼지는 않았다.

그러나 2008년 현 유재섭 이사장 부임 이후 공단은 재무건전성 악화를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인식하고 사업비용 타당성을 전면 재검토했다. 유 이사장은 해외출장 축소, 행사 축소 등 불필요한 예산 집행을 금지하고 부채 상환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며, 기술인력 양성을 통해 국민경제 활성화에 기여하자는 목표를 갖고 있는 공공기관이 방만한 운영으로 오히려 국민들에게 짐을 떠안기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유 이사장의 의지가 공단 전체 직원들에게도 목표로 제시됐다.

이러한 노력은 유 이사장 재임 3년 동안 진행됐으며 현재 공단은 모든 금융부채를 상환했고, 10%도 안 됐던 퇴직급여 충당금도 현재 90% 이상 적립했다.

협력적 노사관계로 인력관리 효율성 높여

공단은 재무건전성 확보 외에도 인력감축, 보수체계 합리화 등 경영효율화를 꾸준히 추진해 왔다.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에 따른 정원 축소로 2012년까지 연차적으로 줄여야 하는 116명 중 72%인 83명을 이미 감축했다. 감축 방안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아닌 명예퇴직과 조기퇴직 제도를 활성화해 직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이러한 제도 정착으로 공단은 당초 목표보다 빠르게 현원을 감축했고, 16개 팀을 축소하는 등 조직 슬림화도 이뤄냈다. 대신 보직심사와 직위공모제를 통해 인력관리 효율성을 높였다. 또한 성과급 차등 지급 폭 확대, 연봉제 대상 직원 확대, 퇴직연금제 도입 등 보수체계도 합리화했다.

유재섭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한국노총 수석부위원장 출신으로 30년간 노동운동을 펼쳐온 노사관계 전문가다. 누구보다 상생의 노사관계를 중시해온 유 이사장은 공단의 노사문화 선진화 구현을 위해 합리적, 협력적, 생산적 노사관계를 추진했다. 지난해 단체교섭에서는 단체협약 총 113개 조항 중 33개 조항을 개정하는 등 52개 쟁점사항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특히, 근무시간 중 노조활동 제한, 근로시간 면제한도 내 노조전임자 수 인정, 인사경영권 침해조항 삭제, 휴가일수 제한 등 법과 원칙에 따른 노사관계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러한 합의는 다각적인 대화 테이블 운영을 통한 충분한 상호이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 한국산업인력공단

샘물처럼 맑은 기관 만들자

재무건전성 확보를 통한 안정적 공단 운영, 노사화합을 통한 조직 활성화로 대국민 서비스 증대 등 현재까지 공단이 추구하는 경영방침은 윤리경영으로 더욱 크게 확장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4일, 공단은 윤리경영 확산과 실천을 위한 기념식을 열고 ‘샘물경영’ 실천을 선포했다. ‘샘물경영’이란 공단이 샘물처럼 맑고 투명한 경영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2008년에 정한 표어다.

공단은 샘물경영을 공단의 윤리경영브랜드로 정하고 직원들에게 샘물명함을 사용하게 하는 등 청렴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청렴문화 확산을 위해 인별 청렴관련 활동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청렴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했다. 공단은 샘물명함과 샘물마일리지 등 청렴문화 확산을 위한 노력이 윤리경영에 대한 직원들의 인식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직원 개인의 청렴도를 높이는 작업도 중요하지만 조직 전체가 청렴에 있어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을 공단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부공익신고제도도 개선했다. 고발 전담 콜센터를 외부업체에 위탁해 신고과정에서 신고자의 신분이 철저히 보호되도록 했고, 내부 고발자 포상금도 최대 5억 원으로 높이는 등, 부패의 고리를 끊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더불어 e-감사시스템을 구축해, 감사업무 효율화는 물론 회계, 구매 등 예산집행 현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등 부패예방 역량도 강화했다.

유재섭 이사장은 “취임 이후 공단의 모든 역량을 대국민 서비스의 질적 향상에 맞췄고 이를 위해 경영 안정화와 조직 내부를 다지는 작업에 집중했다”며 “윤리경영과 공공기관 선진화를 바탕으로 공단이 HRD(인적자원개발) 전문기관으로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