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이 불 보듯 뻔한데 찬성할 수 있나?”
“구조조정이 불 보듯 뻔한데 찬성할 수 있나?”
  • 정우성 기자
  • 승인 2011.05.3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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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형화는 글로벌 추세와 맞지 않아
임혁 금융노조 우리은행지부 위원장
[특집 1] 금융산업, 태풍이 불고 있다…③ 우리·산업은행 노조위원장에게 듣는다

▲ 임혁 금융노조 우리은행지부 위원장 ⓒ 우리은행지부
산은금융지주와의 합병 반대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금융지주와 산은금융지주가 합치면 대기업 여신의 70%를 차지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관치금융이다. 이제 정부 말 안 듣는 기업은 대출해주지 않을 수도 있다. 여기에 우리은행과 산업은행이 합병될 경우 KB국민, 하나, 신한은행 같은 대형 은행의 경쟁체제가 구축된다. 대형 은행들이 서민 금융에 관심이 있나? 서민 금융마저도 빈익빈 부익부가 될 것이다. 가난한 사람은 더 이상 시중은행을 이용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메가뱅크는 이미 외국에서도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어 규제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메가뱅크가 금융산업의 독과점을 심화시키는 동시에 정부 규제를 웃도는 힘을 발휘해 자칫 국민경제 전체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우리은행도 성장을 위해서는 대형화가 필요할 것이고 차라리 산업은행이랑 합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우리나라 경제규모를 봤을 때 적절한 견제와 경쟁을 통해 서로가 같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이즈가 크다고 내부효율성이 큰 것이 아니다. 오히려 민간의 창의성이나 효율성을 인정하고 개별 은행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특화된 자기만의 무기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은 장밋빛 전망이고 허구다. 산업은행이 소매금융이 없다고 하지만 양사의 본점 인원만을 보면 우리은행이 2300명이고 산업은행이 700명이다. 이들을 모두 안고 갈 수 없을 것이고 결국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다. 노동조합은 시민단체가 아니라 이익집단이다. 조합원들의 고용불안에는 단호하게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

독자생존은 가능한가?

“먼저 분명히 할 것은 산은지주만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독자 민영화를 강조하는 것은 KB든 신한이든 어떤 금융지주사들과 합병한다고 해도 반대할 것이다. 우리은행은 작년 1조 2천억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가게를 차려서 이익이 나면 살 수 있고 손해나면 죽는다. 누가 보더라도 이익을 내고 있고, 매출이 증가하고 있으며 자산건전성이 개선되고 있다면 독자생존은 가능한 것이다. 독자생존을 위해 국민주 방식으로의 민영화도 검토했었으나 이번 공자위 결정으로 그것도 힘들어졌다. 지금까지 5번의 블록세일이 있었는데 향후에도 2~3번의 블록세일이 가능하다면 충분히 독자생존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