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의 밤은 뜨거웠습니다. 6월 11일 밤과 새벽 사이, 전국 각지에서 희망을 실은 버스가 도착했습니다. 죽음의 사자처럼 검정색 티셔츠를 입은 용역회사 직원이 한진중공업 영도공장 출입구를 틀어막고 있었지만 희망의 출입을 막진 못했습니다. 컨테이너와 철판으로 출입구를 없앴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그곳은 희망의 연단으로 탈바꿈했으니. 박종철의 아버지가 오르고, 박창수의 아버지가 오르고, 백기완 선생이 오르고, 문정현 신부가 올라 봉쇄된 철문 위에서 희망을 선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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