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질 것은 책임지자!
책임질 것은 책임지자!
  • 박석모 기자
  • 승인 2011.10.04 14:21
  • 수정 0000.00.0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달 20일, 전국에서 난데없는 정전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예고도 없이 벌어진 사태라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진 격이었지요.

그날 저녁, 때마침 버스를 타고 약속장소로 이동하던 저도 길거리에서 황당한 모습을 목격했던 기억이 납니다. 잘 달리던 버스가 갑자기 고장이 난 것처럼 10여분 동안 제자리에서 꼼짝을 못했지요.

알고 봤더니, 정전과 함께 신호등이 꺼져버려 교차로에서 차량들이 얽혀버렸던 겁니다. 교통경찰이 투입돼 얽힌 차량들을 정리하는 동안, 뒤쪽에 있던 차량들은 영문도 모르고 도로 위에 서 있어야 했습니다.

이번 정전을 두고 책임부처인 지식경제부는 처음에는 천재지변과 같은 상황이어서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의 호된 질책이 떨어지고 나서야 장관이 책임지고 사퇴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모양입니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씁쓸함이 떠나질 않습니다. 우리 사회의 책임 떠넘기기를 또 한 번 확인한 탓입니다.
이런 정전사태가 벌어진 원인을 파악하고 어떻게 재발하지 않도록 할 것인지, 벌어진 피해는 어떻게 복구할 것인지는 처음부터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자기 책임을 면하는 데에만 급급해하는 관련 기관들의 모습을 봐야만 했습니다.

저 같은 경우야 잠깐 동안의 시간을 버리는 데 그쳤습니다만, 이번 정전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그들의 눈에 관련 기관들의 모습은 어떻게 비쳤을까요?

설령 직접적인 책임이 없더라도 재발 방지와 피해복구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기대하는 건 무리였을까요?

지난 9월 초,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인 이소선 어머니께서 아드님을 만나러 먼 길을 떠나셨습니다. 지난해, 전태일 열사와의 인연으로 민주언론상까지 수상한 <참여와혁신>으로서는 어머니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라도 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번호 앞머리에 어머니와 관련된 이야기를 모아봤습니다.
부디 모든 짐을 내려놓으시고 편안히 아드님을 만나시기를 기원합니다.

10월호 마감이 끝난 후, 삭감됐던 대졸초임을 인상한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초임을 삭감해 일자리를 늘리려는 애초의 계획은 실패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패한 정책을 이제라도 바로잡는다는 점에서 반길 만한 결정입니다. 눈에 보이는 곳에서든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든 노력하신 모든 분들께 박수를 보냅니다.

다만 입사 연도에 따라 다른 임금인상률을 적용하는 방식은 못내 아쉬운 대목입니다.
차제에 일자리 창출이라는 애초의 계획도 살리고, 어려워진 경제도 회복할 수 있게 지혜를 모으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