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너머 가려진 안철수의 진실은?
안경 너머 가려진 안철수의 진실은?
  • 박석모 기자
  • 승인 2011.11.3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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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순경,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자신이 보유한 안철수연구소의 주식 지분 중 절반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밝혔습니다. 발표 당일 주가를 기준으로 하면 대략 1,500억 원에 이르는 큰 금액입니다.

이를 두고 언론에서는 한바탕 난리가 났습니다. 주식 지분을 환원하는 것이므로 주가가 아닌 배당금으로 따지면 액수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에서부터, 안철수 원장이 본격적으로 대선을 겨냥한 정치행보를 시작했다는 얘기까지 수도 없는 기사와 분석들이 쏟아진 것이지요.

이 기사들을 가만 보고 있노라면, 대략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좋지만, 왜 하필 지금이냐며 정치적인 잣대로 안철수 원장을 평가하려는 대다수의 기사들이 첫째요, 안철수 원장의 순수한 기부행위를 왜 대선행보와 연관 지어 폄하하느냐며 옹호하려는 일부 기사들이 둘째입니다.

물론 언론사마다 입장이 있고 지키려는 가치가 있을 겁니다. 그에 따라 동일한 사안이라도 보는 잣대가 다르겠습니다만, 이른바 ‘자기 편’인지 아닌지를 가지고 정치적인 색채를 덧씌우기는 마찬가지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렇게 자신의 입장에 따라 모든 문제를 ‘정치적 잣대’라는 안경 너머로 바라보면, 안경을 끼지 않고 봐야만 볼 수 있는 문제가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왜 안철수 원장이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심했는지, 그것을 통해 이루려고 하는 안철수 원장의 가치는 무엇인지는 거의 기사화되지 않았더군요.

이른바 ‘안철수 현상’이라고 표현되는 최근의 흐름도 마찬가지 아닌가 합니다. 안철수 현상이 왜 나타났는지, 안철수 원장을 통해 드러나고 있는 국민의 바람은 무엇인지는 거의 기사화되지 않습니다. 안철수 현상이 누구에게 유리한지 아니면 불리한지가 문제의 핵심이 돼버린 상황이라고나 할까요?

노동계도 마찬가지인 듯합니다. 어떤 사업을 계획하더라도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이고 그것을 통해 하려는 바는 무엇인지보다 그게 유리한지 불리한지가 우선인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신에게, 자기가 속한 노조에, 자기가 활동하고 있는 정파에 불리하면 아무리 명분이 있고 해야 하는 일이라도 소극적으로 임하는 것 아닐까요?
지금 그런 모습은 아닌지, 혹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일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연말을 맞아 키워드를 통해 올 한 해의 노동계 이슈를 되돌아봤습니다.
산별노조들의 현재 모습을 보면서 무엇이 문제인지를 짚어보려 했습니다만, ‘대세’인 산별노조에 대해 비판적으로 이야기하는 이들이 많지 않더군요. 처음 계획과는 달리 깊이 있는 분석이 이뤄지지 못한 채 독자 여러분께 내놓게 됐습니다.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올해에도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기쁜 일, 안타까운 일이 무수히 반복됐습니다. 독자 여러분께서는 올 한 해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부디 연초에 계획했던 일들을 모두 이루셨기를 바랍니다. 혹시 그러지 못한 한 해를 보내셨더라도 다가오는 새해에는 모든 일들이 소망과 계획대로 이뤄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