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 석면 좀 씹었습니다!
어릴 적에 석면 좀 씹었습니다!
  • 박종훈 기자
  • 승인 2012.01.0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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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설마 미국 사람들이 심사를 하진 않겠죠?”
- 11월 25일, 배우 류승룡, 제32회 청룡영화상 수상 소감

영화 ‘최종병기 활’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류승룡이 시상식에서 뼈 있는 수상 소감을 전했습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후일담이었는데요. 이미 지난 2006년 한미 FTA 선결 조건인 스크린쿼터 축소로 한 차례 타격을 받은 영화계 역시 앞으로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노동계는 최근 내년 총·대선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인데요, 설마 미국 사람들이 국회의원을 하진 않겠죠?

“난 어릴 적에 석면을 씹어 먹고 살았다.”
- 11월 25일, 나근형 인천교육감, 인천 영선초등학교 학부모대책위와 간담회 중

나근형 인천교육감은 ‘죽음의 재’라고 불리는 석면이 검출된 감람석 모래 운동장에서 뛰놀던 아이들을 걱정하지 말라며 본인이 피임상실험자였음을 과감히 밝혔습니다. 인천교육청은 “아마도 슬레이트 판에 삼겹살을 구워 먹은 걸 말하는 것 같다”고 해명했답니다. “멀리뛰기장에 깔았을 뿐 운동장에 깐 것은 아니다”라는 학교 측의 변명도 옹색해 보입니다.
석면을 드셨다는데 이분은 특이하게도 호흡기가 아닌 간이나 뇌의 이상이 의심되는군요.

“형광등 100개를 켜 놓은 듯한 아우라”
- 12월 1일, TV조선 ‘최·박의 시사토크 판’, 출연자인 박근혜 의원의 등장 자막

종편채널 개국 첫 방송에 중량급 출연자를 섭외한 감격이야 이루 말할 수 없었겠지만, ‘시사프로’에 걸맞지 않은 간드러진 자막처리로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뿐만 아니라 출연자에게 방송진행자가 90도 형님 인사를 건네는 등 진귀한 광경이 다채롭게 연출됐다고 하네요. 모 매체는 “형광등이 조명기술의 최첨단이던 시절의 방송감각”이라고 비꼬는가 하면, 예능채널들은 앞 다투어 명 자막을 패러디했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0.8%의 시청률은 같은 프로에 출연한 강용석 의원의 1.2%에도 못 미쳤다니 아무래도 형광등이 부족했나 봅니다.

“뭐라고 사실 드릴 말씀이… 적절히 제가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 12월 20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국회 외교통일통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19일 정오 북한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전해지면서, 이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정부 부처와 관계 정보기관이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이미 국정원장, 국방부 장관 등이 “뉴스를 보고서 알았다”고 실토한 가운데, 김 장관은 의원들의 추궁에도 끝끝내 언제 알았는지 답하지 않았다는군요.
점잖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저도 정말 적절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