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한강로2가에 위치한 남일당 상가 건물 곳곳엔 고드름이 수없이 달려있다.
화재진압을 위해 뿌린 물이 밤사이 강추위로 인해 얼어버린 것이다.
지난 밤 얼마나 참혹했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
이윽고 봉쇄된 건물에선 6명의 시신이 들것에 실려 차례로 나온다.
이렇게 ‘용산참사’는 시작됐다.
거센 눈발이 사람들의 눈을 찌른다.
안 그래도 강추위 때문에 몸이 자꾸만 움츠러들어 걷기가 힘든데 눈발은 점점 더 거세진다.
그래도 사람들은 남일당 일대를 향하여 한걸음씩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용산참사’가 일어난 지 1년 만에 엄수되는 장례식이다.
그 후, 2년이 지난 지금
사람이 살던 곳엔 차들만 즐비하게 세워져 있고,
남일당 뒤편 재개발 지역은 빈터만 덩그러니 남겨있을 뿐 어떤 공사도 진행되고 있지 않다.
일부는 주차장으로, 일부는 빈 터로 있다.
3년 전 당시, 뭐가 그렇게 급했는지 싶다.
몰아내다시피 한 강제철거로 인해 무고한 생명들만 앗아간 이 참혹한 현장에
지금은 아무도 없다.
저작권자 © 참여와혁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