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필 장관, 한국노총 정치참여에 연일 포문
이채필 장관, 한국노총 정치참여에 연일 포문
  • 박종훈 기자
  • 승인 2012.02.1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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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 연찬회 석상에서 비판 발언
“노조와 정당은 설립 목적에서부터 달라”
▲ 17일 오후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35차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에서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이 ‘2012년 고용노동정책 방향’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 한국경영자총협회

최근 민주통합당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노총에 대해서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이 연이어 우려의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이 장관은 경총 주최로 열린 ‘제35회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 일정 중 17일 오후에 잡혀 있던 2012년 고용노동 정책에 대한 강연 서두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특히 “지난 96년 노동조합의 정치활동 금지 조항이 삭제된 이후 정책연대나 지지선언 등의 정치참여 활동은 얼마든지 자유가 보장돼 있지만, 정당과 노동조합 총연맹이 결합한다든가, 총연맹의 대표자가 주요 당직을 차지하고 있는 등의 활동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이는 “노동조합이 본래의 기능과 목적이 있는 것처럼, 정당 역시 정권을 차지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조직이기 때문”이라며 “노동조합의 본래 정체성을 해칠 수 있는 것에 대해 노동 주무장관으로서 우려를 표명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지난 9일과 14일에도 언론매체 등을 통해 이와 같은 입장을 밝힌바 있으며, 이에 대해 한국노총은 ‘망발’로 규정하는 성명을 내고 “독일이나 스웨덴 등의 선진국의 사례를 보아도 노총이 당과 함께 정치활동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17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최고위원회 석상에서 “제지 및 언론노조 위원장을 겸직했던 독일의 빌리 브란트 총리나 영국 노동당 내 핵심기구인 집행위원회에는 노조 간부 12명이 반드시 참여하게 돼 있다”는 사례를 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채필 장관은 “빌리 브란트 총리는 노조 대표자가 아니라 노조 설립 발기인으로 참여했을 뿐, 사실관계가 다르다”라며 “설사 노조 대표자였다고 하더라도 50여 년 전 독일의 상황과 오늘날 한국의 현실이 엄연히 다른 와중에, 노조와 정당은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가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 장관의 우려 표명과 별개로 한국노총과 민주통합당의 결합은 가속화되고 있다. 이용득 위원장이 창원을 방문한 17일 김중원 한국노총 김해지역지부 의장을 비롯한 부산·경남지역의 노조 간부 30여 명과 조합원 800여 명이 민주통합당에 입당신청을 했다.

▲ 17일 오전 경남 창원 경남발전연구원 회의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제15차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겸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 한국노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