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인력공단, 새로운 30년 향해 환골탈태
한국산업인력공단, 새로운 30년 향해 환골탈태
  • 박석모 기자
  • 승인 2012.04.0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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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능력개발 중추기관 위상 다진다
노동시장 구조적 불균형 해소에 앞장
[현장]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새로운 30년

▲ 학술대회 HRDKOREA2012 ⓒ 한국산업인력공단
인적자원개발 전문기관으로의 위상을 높여 가고 있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이사장 송영중)이 지난 3월 18일로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이를 기념해 지난 3월 16일 오후 서울 공덕동 소재 한국산업인력공단 대강당에서 ‘우리 함께 새로운 HRD 30년을!! Passion of HRD Korea!’라는 슬로건으로 창립 30주년 기념식을 열고 한국산업인력공단이 향후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기념식과 함께 타임캡슐 봉인, 우수 숙련기술인 작품 전시 및 체험행사, 숙련기술인 재능기부 봉사활동 등 다채로운 한국산업인력공단 30주년 기념행사도 열렸다. 특히 3월 14일과 15일에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수행해야 할 미래의 역할과 관련한 학술포럼 행사도 열렸다. 학술포럼 행사에서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새로운 미래 30년을 개척하기 위한 변화를 모색하는 주제발표들이 이어졌다.

▲ 30미터 인절미 커팅식 ⓒ 한국산업인력공단
지나온 30년, 인력 양성 초점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인적자원개발 및 수급의 효율화를 도모하고,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과 국민복지 증진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1982년 3월 18일 한국직업훈련관리공단으로 설립됐다. 이후 1991년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으로 명칭을 변경했다가 1998년부터 한국산업인력공단을 정식 명칭으로 사용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국가기술자격을 관리하는 기관으로 인식돼 왔다. 그동안 한국산업인력공단은 500여 가지가 넘는 국가기술자격시험과 38가지의 국가전문자격시험을 주관하며, 우수한 산업인력 양성과 수급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업무가 국가기술자격 관리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현재 기업의 학습조직화를 촉진하고 근로자의 평생 능력개발을 지원하는 인적자원개발 전문기관으로서의 위상도 높여 가고 있다. 특히 대기업에 비해 인적자원개발에 대한 투자가 떨어지는 중소기업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평생 능력개발 지원사업을 시행해 인적자원개발을 촉진하고 있다.

이 외에도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산업인력관리와 관련된 업무 전반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자격시험 등 국가기술자격 관리와 평생 능력개발뿐만 아니라, 고용허가제와 관련된 업무 등 외국인근로자 관리, 해외취업 알선과 연수과정 운영, 기능한국인과 대한민국 명장 선정 등 숙련기술 장려, 국내기능경기대회 개최와 국제 기능올림픽대회 개최 및 참가 등 방대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능인력을 우대하는 풍토를 조성하는 데에도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앞장서고 있다.

▲ 타임캡슐 제막식 ⓒ 한국산업인력공단
지속적 경영혁신으로 변화 이끈다

이 같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공단 창립 30주년을 맞아 올해를 글로벌 능력을 갖춘 인력 양성기관, 평생 능력개발의 중추기관으로서의 위상을 다지는 ‘도약의 해’로 삼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현재 우리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저성장·저고용, 노동시장의 양극화, 인력수급의 불균형, 저출산 고령화 등 구조적인 과제를 해결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한국산업인력공단은 평생 능력개발사업을 대폭 확대해 재직근로자의 직무능력향상훈련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는 더 나은 일자리로 상향 이동할 수 있도록 다양한 훈련프로그램을 지원하고, 기업에는 HRD 자문 등을 포함한 종합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숙련기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함으로써 노동시장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한국산업인력공단의 목표다.

또 국가자격 관리와 관련해서도 효용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많은 인력이 투입되는 정형화된 집행업무에서 벗어나, 자격제도의 발전을 주도하는 역할로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고객의 요구에 맞춰 자격종목을 신설하거나 통·폐합 또는 폐지함으로써 고객중심으로 제도를 개선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외국인고용 지원사업, 해외취업 지원사업, 국제협력사업의 시스템도 고도화한다. 2011년 ‘UN공공행정상’ 대상을 수상한 외국인고용허가제 시스템을 통해, 해외의 우수한 인력을 신속하게 중소기업에 공급하고, 외국인근로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체류지원, 귀국지원 사업을 통해 다문화시대를 정착시켜 나가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계획이다. 나아가 해외취업 지원사업도 연수를 내실화하고 양질의 구인처를 더 적극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무엇보다도 이러한 변화와 적극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지속적으로 경영을 혁신해 나갈 계획도 세우고 있다.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중점을 두고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재점검해, 성과지향적 조직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것이다. 또한 준정부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에도 소홀하지 않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 유공자 포상 ⓒ 한국산업인력공단
학교에서 배운 지식 3년도 못 가

현대는 기술혁신의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지식의 수명이 짧아지는 시대다. 과거에는 학교에서 한 번 배운 지식을 가지고 30년간 직장생활을 할 수 있었지만, 현대인들은 학교에서 배운 지식만으로는 3년도 제대로 써먹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졸업한 후에도 끊임없이 교육을 받는 평생 능력개발의 중요성이 점차 증대되고 있다.

이 같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지난 5년간 수행해 왔던 평생 능력개발사업을 한 층 업그레이드한다는 계획이다. ‘일터가 곧 배움터’가 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이고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일부 기업과 일부 근로자에게 제한된 서비스를 제공해 왔던 반면, 이제는 서비스 대상 영역을 모든 중소기업과 근로자로 확대해 수행할 예정이다.

1천만 명의 근로자와 140만 개 기업을 고객으로, 비정규직과 고졸자 등 취약계층이 안정적인 직업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또 훈련이 현장에서 잘 이뤄지고 있는지 모니터링을 강화함으로써 서비스의 질을 높여 나간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불일치는 심각한 상황이다. 기업은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지만 청년들을 비롯한 구직자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이 같은 미스매치를 해소할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배출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기업의 수요를 파악해 그에 맞는 직무교육과정을 공급하고, 과정을 이수한 청년들의 취업을 지원함으로써 실업률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그 첫 걸음이 지난해 처음 실시한 청년취업아카데미 사업이다. 이 사업은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이 현장에서 필요한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기업과 사업주 단체가 주도해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현장 실전형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이다. 이 사업에는 대학 졸업예정자나 졸업자가 참여할 수 있으며, 운영기관이 대학과 협약을 맺고 있어 참여 학생들은 학점을 인정받을 수도 있다.

청년취업아카데미 사업의 운영기관으로 현재 전국 주요 지역에 53개 기관이 선정돼 있다. 이들 운영기관은 전국 118개 대학과 협력해 3D 모바일 설계 등 216개 과정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으며, 교육인원은 총 8,000명이다. 그 중 70% 이상이 취업과 연계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당장 성과가 크지 않더라도 장기적인 측면에서 구인, 구직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도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청년일자리 지원과 중소기업 인적자원개발을 위해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와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협약을 통해 고졸 우수 숙련기술인 등 청년층에 대한 양질의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며 중소기업과 평생능력개발사업의 협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업무협약으로 한국산업인력공단은 기능경기대회 입상자에 대한 정보를 중소기업에 제공해 젊고 우수한 숙련기술인들에게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중소기업은 현장에 꼭 필요한 인력을 채용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 청년취업아카데미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면, 대졸자들의 중소기업 유입도 눈에 띄게 활기를 띄게 돼 고용시장이 안정되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해외취업 지원사업은 취업루트의 다양화를 통해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대안이자,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인재를 키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해외취업 지원사업을 통해 청년실업 해결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지난 3년간 알선사업과 연수사업을 통해 5천7백여 명의 해외취업을 지원한 바 있다. 앞으로도 코트라 등 유관기관과 대학, 지자체 등과 협력을 강화해 해외취업 지원사업을 더욱 체계화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 재능 나눔 봉사활동 ⓒ 한국산업인력공단
기능인력 우대 풍토 조성에도 주력

지난해 송영중 이사장은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취임 일성으로 “경장(更張)의 시대를 맞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묵은 제도를 개혁해 새롭게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대와 환경이 변하고 그에 따라 국민의 요구가 변화하는 만큼 한국산업인력공단도 미래 30년을 선도하기 위한 환골탈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송영중 이사장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환골탈태를 통해 평생 능력개발의 중추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산업화 초기에는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했지만, 지금은 양성보다는 재훈련, 향상훈련 같이 직장에 다니면서 받는 교육이 중요하며, 그런 교육훈련을 대폭 보강해 그 교육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고 한국산업인력공단의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이 같은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능인력이 사회에서 제대로 대우받고 활동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기능올림픽에서 3연속 우승을 한 우리나라지만, 갈수록 만연하고 있는 기능인력을 경시하는 풍조를 개선하는 데에도 한국산업인력공단은 방점을 찍고 있다.

이번 30주년 기념행사에서 800여 명의 숙련기능인들이 재능기부에 나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고의 기술을 갖춘 숙련기술인들의 기능봉사활동을 통해 기술인들에 대한 국민들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나아가 우리나라의 우수한 숙련기술을 통해 더불어 사는 지구촌을 만드는 데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기능올림픽을 앞두고 UAE, 베트남 등과 협력사업을 진행한 것도 이 같은 목적에서다.

평생 능력개발의 중추기관으로의 환골탈태를 선포한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열어갈 새로운 30년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