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민주노총 참여 호소
강기갑, 민주노총 참여 호소
  • 박석모 기자
  • 승인 2012.05.1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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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민주노총 방문 쇄신 약속…민주노총, “절망감 크다”
17일 중집서 당에 대한 입장 논의 예정

▲ 16일 오전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열린 민주노총과 통합진보당 혁신비대위 간 간담회에서 강기갑 통합진보당 비대위원장이 민주노총의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 박석모 기자 smpark@laborplus.co.kr
강기갑 통합진보당 비대위원장이 민주노총을 방문해 쇄신을 약속하며 민주노총의 참여를 요청했다. 하지만 폭력사태와 관련 민주노총의 분위기가 격앙돼 있어, 오는 17일 열리는 민주노총 중집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는 미지수다.

16일 오전 강기갑 통합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은 민주노총을 방문해 민주노총 임원진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강기갑 비대위원장 등 통합진보당 비대위원 5명과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등 민주노총 임원 11명이 참석했다.

강 비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김영훈 위원장과 조합원들, 전체 노동자들에게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하고 용서를 청한다”면서 “하지만 진보정당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는 지금 좌절하거나 주저앉을 수만은 없기 때문에, 처절한 채찍질을 당하더라도 진보를 재구성하고 새로이 창당한다는 각오와 결의를 가지고 강도 높은 혁신, 자기성찰, 반성으로 대개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강 비대위원장은 이어 “통합진보당이 노동자들의 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정치의 주체로 나서기 위해서는, 정책제안자가 아닌 정책입안자가 되기 위해서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힘이 절실히 필요하다”면서 “단순히 지지철회, 탈당 등의 결정이나 판단이 아니라 민주노총이 적극적으로 통합진보당에 대거 들어와서 통합진보당이 올바로 성찰하고 자기역할을 다할 수 있게 채찍질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 드린다”고 민주노총의 비대위 참여를 요청했다.

이에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소나기를 함께 맞을 테니 근본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호소해왔지만,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의 밤샘 토론 결과가 일고의 여지도 없이 받아들여지지 못한 것에 절망감이 너무 크다”면서도 “우리가 이 당을 버리기에는 지난 수많은 세월들과 열사들 앞에 어떤 낯으로 말씀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다만 1%의 한 줄기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당 중앙위의 결정에 따른 혁신비대위를 바라보는 조합원들의 마지막 마음”이라면서 “오는 17일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이후 당과 관련한 민주노총 입장을 정리할 것이며, 냉철한 이성과 마지막으로 당이 잘 되기를 바라는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많은 동지들의 의견을 들어 애정을 가지고 토론하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민주노총 임원들은 “마지막 기대가 폭력사태로 돌아왔다”면서 “구체적이고도 과감한 혁신이 조속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더 이상 관계를 지속하기 어렵다”고 통합진보당에 근본적인 혁신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통합진보당 비대위원들은 “민주노총이 요구했던 혁신비대위 구성 등을 당에서는 전자투표로 받았다”면서 “경쟁부문 비례대표 당선자 사퇴 문제는 반드시 5월 31일 이전에 결론 내고 더 혁신하겠으니, 중집에서 좋은 결정 내려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지난 11일 밤샘 토론 끝에 혁신 요구안을 마련했지만, 12일 열린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에서는 민주노총 중집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기는커녕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의 조준호 공동대표가 이른바 당권파 당원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하는 등 폭력사태가 벌어져 민주노총이 통합진보당과 결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무성했다.

이날 통합진보당 비대위의 방문에도 불구하고, 김영훈 위원장이 지난 15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현재의 통합진보당을 민주노총이 지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할 만큼, 민주노총의 분위기는 격앙돼 있는 상태이다. 오는 17일 열리는 민주노총 중집에서 통합진보당에 대한 민주노총의 입장과 관련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이날 통합진보당 비대위의 방문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