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혼란 끝! 자격검정 근간 튼튼히 다잡을 것
조직혼란 끝! 자격검정 근간 튼튼히 다잡을 것
  • 박종훈 기자
  • 승인 2012.07.3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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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간 현안 협의는 명확하고 구체적이어야”
검정사업 민영화는 공신력 추락을 초래할 것
[인터뷰 2] 손종배 한국산업인력공단지부 위원장

한국노총 노동부유관기관노조 한국산업인력공단지부는 최근 홍역을 치렀다. 인력 충원 없는 사업 인수와 병행해 공단의 주요 업무인 자격검정의 민영화 부분과 관련해 노사 간의 관계가 급랭했기 때문이다. 이사장 불신임 투표를 강행했던 전임 집행부는 투쟁 동력을 잃고 사퇴했다. 이어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손종배 위원장을 만나 그간의 상황과 앞으로 지부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지부의 상황이 어려우니만큼 선거 과정도 순탄치는 않았을 것 같다.

이번 선거가 전임 위원장의 사퇴 이후에 치러졌기 때문에 즐거운 과정은 아니었다. 지도부의 사퇴 결정에 따라 노동조합의 조직력이 무너졌고, 조합원들이 조합을 떠나는 상황 속에서 선거를 치르게 됐다. 노동조합 관점에서 보자면 굉장한 위기 상황이었다.

그런 위기 속에서 세 팀이 출사표를 던지고 경선을 치렀다. 이 부분에서 많은 희망을 본다. 세 후보조 모두가 각자 생각하는 노동조합의 상에 대해서 말하고 진지하게 고민하며, 이를 통해 조합원들의 관심을 다시금 상기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사실 마음의 부담감이 많았다. 하지만 계속 생각했던 부분은 하나였다. 어떻게 하면 조직을 떠나는 조합원들의 관심이나 애정을 붙잡을 수 있을 것인가, 무너진 조직력을 어떻게 복구할 것인가. 그런 와중에 치러진 선거에서 결선까지 가지 않고 1차에 당선될 수 있어서 영광이다.

지부의 위기 상황까지 초래했던 공단 내 현안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말하자면 자격검정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초 사단법인 한국기술자격검정원이란 곳을 만들어 그간 공단이 주관하고 있던 상시종목 12개에 대한 자격검정 사업을 재위탁 줬다. 전기기술협회에 전기와 관련된 종목의 검정을 다시 수탁하기로 했다. 이런 식이라면 각종 이익집단에서 요구가 들어오면 검정 사업을 무작정 위탁하고 결국 공신력이고 뭐고 다 없어지는 거다. 원칙도 없이 위탁에 재위탁을 넘기는 꼴이다.

사실 공단 역시 고용노동부로부터 사업을 위탁받아 추진하는 기관이다. 고용노동부 고용센터에서 그간 평생능력개발 부문 중 사업주 지원 훈련 과정을 진행해 왔는데, 알다시피 그쪽도 인력이 넉넉지 않아서 정작 센터 본연의 업무인 직업 상담과 같은 일에 부담이 됐다고 한다. 그래서 공단에 이 업무를 위탁한 것인데, 문제는 사업만 넘어왔지 필요한 인력은 증원되지 않고 있다. 업무부하가 걸리는 문제가 발생하자, 12종목의 검정사업을 검정원에 재위탁한 거다. 체계적인 검토나 논의 없이 단순히 인력이 부족하니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식의 논리다.

사측과의 소통 부분은 새 집행부 들어서고 어떤가?

대립 구도로만 치달았는데, 사측도 관계가 경색되면 좋을 게 없다는 인식을 분명히 하고 있다. 소통과 관련해선 대체로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봐도 좋다. 문제는 사측과 논의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있고, 할 수 없는 게 명확하다는 것이다. 노사 간에 구체적인 얘기가 필요하다. 대안 제시 없이 압박만을 가하는 것은 노사관계 경색만 가져 온다. 빨리 필요한 정원을 확보해 나가는 방법, 업무강도가 높아지면 이를 낮추는 방법 등을 논의해야 한다. 공단의 업무 중에는 단순반복적인 업무가 많은데, 이래서야 구성원들이 보람을 찾기 어렵다. 만약 직원들이 업무에 대해 보람이 없다면 이를 어떻게 해소할지를 찾아야 한다.

사실 이사장이든 공단이든, 정부의 입김 아래서 운신의 폭이 넓지 않은 부분도 있다. 이 부분은 공공기관들이 거의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어떤 사업을 가져왔을 때 이 사업의 전망을 어떻게 밝힐 것인지, 이걸 어떻게 지속해 나갈 건지에 대한 고민이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거다. 아까처럼 돌려막기 식으로 단순히 (사업만) 가져오면 어떻게든 될 거라는 생각, 그리고 공단은 조직원들에게 아무 것도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식의 인식은 문제다.
 

보궐선거를 치르며 손 위원장은 일하는 노조, 함께하는 노조, 행동하는 노조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다독이며 항상 초심대로 조직을 이끌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