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네
그네
  • 참여와혁신
  • 승인 2012.07.30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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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누군가의 몸이 떠나지 않은 그네,
그 반동 그대로 앉는다
그 사람처럼 흔들린다
흔들리는 것의 중심은 흔들림
흔들림이야말로 결연한 사유의 진동
누군가 먼저 흔들렸으므로
만졌던 쇠줄조차 따뜻하다
별빛도 흔들리며 곧은 것이다. 여기 오는 동안
무한대의 굴절과 저항을 견디며
그렇게 흔들렸던 세월
흔들리며 발열하는 사랑
아직 누군가의 몸이 떠나지 않은 그네
누군가의 몸이 다시 앓을 그네

_ 시집 『그네』, 창비, 2009

 

그네에서 내린다
하늘을 넘봤지만 끝끝내 훔치지 못하고
내 발은 다시 땅을 밟는다
그래서 결국 제자리지만
괜찮다
여전히 남아있는 그네의 흔들림은
온전히 내 힘으로 일으킨 흔들림이다.
바람 때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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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만
1969년 충남 보령 출생.  1994년 계간 『삶 사회 그리고 문학』으로 등단. 시집 『나는 작은 행복도 두렵다』, 『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