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태일재단 앞에서 발길 돌려
박근혜, 전태일재단 앞에서 발길 돌려
  • 박종훈 기자
  • 승인 2012.08.2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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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노동계 반발로 방문 무산
전태일다리 찾아가 헌화
▲ 28일 오전 전태일재단을 방문하려던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유족과 노동계의 반발로 계획이 무산되자 김준용 국민노총 자문위원(사진 오른쪽)과 대화하고 있다. ⓒ 박종훈 기자 jhpark@laborplus.co.kr

새누리당 대권 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가 전태일재단을 방문하려 했으나 유족들과 노동계, 시민사회단체의 반발로 무산됐다.

박 후보는 28일 오전 전태일재단(이사장 조헌정)을 방문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에 앞서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태삼 씨는 유족의 입장 발표를 통해 “전태일재단에 오는 것은 그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라고 밝히며 이를 거부했다.

특히 재단 방문에 앞서 대한문의 쌍용자동차 노동자 분향소를 먼저 찾는 것이 순서라고 밝히기도 했다.

재단으로 올라서는 길목을 막고 피케팅을 벌이는 노동조합 간부들에 의해 발길을 돌려야 했던 박 후보는 전태일다리를 찾아 전태일 열사 흉상 앞에 헌화했다.

박 후보의 이날 행보는 김준용 국민노총 자문위원의 주선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누리당 노동위원인 김 자문위원은 내내 박 후보와 동행하기도 했다.

양대 노총은 박 후보의 이번 행보에 대해 성명을 내고 사죄와 반성, 진정성이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열사와 어머니 그리고 고인들의 뒤를 이어 살아가는 수많은 전태일에 대한 모욕”이라며 “박근혜 후보의 캠프 앞에는 지금도 ‘함께 살자’며 절규하는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농성하고 있지만, 후보는 단 한 번도 귀 기울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국노총 역시 “박 후보의 이러한 행보를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70년대 노동자의 현실과 오늘날 노동자의 현실이 다르지 않기 때문”이라며 “비중 있는 정치인으로서 오늘날 고통받고 있는 비정규직노동자, 최저임금노동자의 현실과 고통은 외면한 채 노동열사를 찾는 것은 정치적 제스처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