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진단]UAW 론 게틀핑거 위원장 인터뷰
[심층진단]UAW 론 게틀핑거 위원장 인터뷰
  • 승인 200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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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전미자동차노조(UAW)


Ron Gettelfinger 위원장


“자동차산업 ‘바닥 향한 경쟁’에 제동 걸겠다”


대체 에너지·기술개발·인적자원 투자 위한 법안 마련 나설 것


최근 들어 미국 자동차산업이 급격하게 요동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위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이는 업계뿐만 아니라 자동차산업 노동자들에게도 위기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미국 최대 제조업 노동조합 중 하나인 전미자동차노조(UAW)의 ‘새로운 모색’이 눈길을 끈다. UAW의 행보는 한국 노동계에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참여와혁신>에서는 UAW 론 게틀핑거 위원장과의 긴급 인터뷰를 진행했다.

 

- 전미자동차노조가 ‘제조업 기반 강화 법안’을 준비하는  배경은 무엇인가?
지난 몇 년간 미국의 빅 3 자동차업체에서 수백만 명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세계 시장에서는 물론 미국 내에서도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는 자동차업체의 경영진들은 미국에서 제조업 일자리를 지키는 길은 오로지 인건비의 삭감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UAW는 이런 전략에 동의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아무리 인건비를 절감하고 또 절감해도, 중국이나 동남아의 저임금 국가들을 따라잡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얼마 전 자동차 공장에서 일하는 두 명의 노동자가 나를 찾아왔다. 그들이 일하는 공장은 상대적으로 최신식 설비와 기술을 도입하고 있었으며 생산성과 품질이 높고 노사관계도 안정적인 곳이었다. 하지만 경영진은 조만간 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할 계획을 밝혔다. 생산성을 높일 방법은 강구하지 않은 채 ‘바닥을 향한 경쟁’에 더욱 속도를 높이고 있는 미국 자동차업계의 전략은 결국 미국의 경제와 노동자들의 고용에 상처만을 남길 것이다.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법안은 이런 기업들의 잘못된 전략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다.

 

- 최근 GM, 포드 등 주요 자동차업체가 대규모 구조조정 및 공장 폐쇄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대한 UAW의 대응은?
전미자동차노조는 최근 GM과 포드가 제시한 퇴직자 의료보험 삭감 등에 동의했다. 우리 노동조합으로서는 이것은 매우 고통스럽고 힘든 결정이었다. 물론 이 동의에 앞서 우리는 이들 기업의 재정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삭감안을 받아들이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점에 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미국 기업이 안고 있는 과도한 보험료 부담은 자동차산업이나 우리 노조 단독으로는 풀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이다. 물론 단체협상 테이블에서 풀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또 이 문제는 의료보험 및 퇴직연금 삭감이라는 임시방편으로도 풀 수 없다.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은 국가 경제의 위기이며 따라서 국가적인 해결책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 국가적인 해결책이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UAW는 부당한 공장폐쇄와 임금 삭감 등에 맞서 싸우겠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정부와 노동, 그리고 기업은 미국의 제조업을 살리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 지금 시점에 특히 중요한 것은 국제 유가의 상승과 환경 변화에 대한 정부의 정책이다.


미국 자동차업계의 부활을 위해서는 공격적인 대체 에너지 개발과 첨단 기술 개발 투자가 중요하다. 특히 유가 변동의 영향을 심하게 받는 자동차산업에서는 대체 에너지 개발을 통해 국제 유가의 등락에 영향을 받지 않는 안정적인 기업 환경 조성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현재 일부 의원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국가안보를 위한 차량 및 연료선택법(Vehicle and Fuel Choices for American Security Act)’과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인센티브 및 세액공제 혜택 확대법 (Health Care for Hybrid Act)’을 지지하는 운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 의회가 제출한 법안 외에 UAW가 단독으로 제조업 기반 강화 법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주요한 내용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 자동차산업의 대외 의존도를 크게 줄일 수 있는 대체 에너지 개발에 대한 혜택과 친환경 자동차 개발 촉진을 위한 각종 지원이다.


우리가 구상하고 있는 몇 가지 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중 일정비율은 반드시 대체 에너지를 이용한 자동차로 규제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대체 에너지 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에 세금 인하 및 각종 인센티브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완성차업체뿐만 아니라 부품업체들도 포함된다.


세 번째로는 자동차업체들의 연구개발 프로그램에 하이브리드카나 수소연료자동차 등 미래형 친환경차 개발 퍼센트를 한시적으로 강제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각 기업들이 인건비 삭감 대신 교육훈련 등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를 더 늘리도록 강제할 방안도 찾고 있다. ‘사람’에 대한 투자야말로 미국 자동차산업의 미래라고 단언할 수 있다.


미래형 자동차의 개발과 생산은 미국 내에서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연방정부의 세수 확대와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다. 

 

- 이번 대회에서는 매년 연례 활동가 대회의 주요 주제 중 하나였던 통상정책에 대한 논의도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 최근 미국이 FTA를 활발히 추진 중인데 통상정책에 관해 어떤 의견이 제출됐나?
우리는 그간 부시 행정부의 통상정책에 관해서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지난 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 때나 2000년에 체결된 미-중 간 ‘항구적 정상무역관계’(PNTR) 협정에서도 우리는 협정 체결 반대의 입장에 섰었다.


왜냐하면 그간 미국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 정책이 국내의 경쟁력을 높이기는커녕 제조업의 일자리 유출에만 기여했기 때문이다. 특히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서 GM, 포드 등의 주요 자동차업체는 부품의 ‘글로벌 소싱’을 더욱 강화시켰다. ‘자유무역’이 아닌 ‘공정무역’을 요구하는 UAW의 기조는 올해에도 계속될 것이다.


물론 자유무역협정이 아니고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미국의 무역 적자를 타개할 방법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무역정책이 아니라 국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이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고 믿는다.

 

- 한미 자유무역협정 공식 협상을 앞두고 한국 내에서 찬반 여론이 분분하다. 지난 2005년 전미철강노조와 호주노총이 미국-호주 간 FTA에 대비해 업무협정을 맺고 국제화에 공동 대응하기로 한 바 있다. 한미 FTA를 앞두고 한국 노동계와의 연대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국제무역이 좀 더 공정하고,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한 국제적 연대 활동은 매우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미국 내에서도 한미 FTA가 자동차산업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좋든 싫든 자유무역 시대가 열렸고 자국 산업 보호 및 국제적인 노동의 권리 보호를 위해 전 세계 노동계가 함께 활동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