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 폭력, 더 이상 방치 안 된다
산업현장 폭력, 더 이상 방치 안 된다
  • 박석모 기자
  • 승인 2012.09.25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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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용역-컨설팅-사측 3각 동맹 형성
경찰·고용노동부 향한 질타도 이어져

▲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용역폭력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강춘기 (주)에스제이엠 대표이사(건너편 정면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지난 20일 쌍용자동차 사태에 이어 이번엔 산업현장에서 벌어지는 용역폭력에 대한 청문회가 열렸다.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실에서 용역폭력에 대한 청문회가 진행됐다. 최근 수년 동안 직장폐쇄가 이뤄진 산업현장에 시설보호를 이유로 들어간 경비용역업체 직원들이 노조 조합원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한 데 대한 청문회였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지난 2010년 KEC, 2011년 유성기업, 올해 SJM에 투입된 용역업체의 폭력 문제를 다뤘다.

무소속 심상정 의원은 “그동안 MB정권의 지휘 아래 경찰과 고용노동부가 한통속이 되어 ‘노조 깨기’가 기획되고 실천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됐다”면서 “이런 환경에서 용역업체-컨설팅업체-사측이 연결되는 ‘3각 동맹’이 형성되고, 용역폭력을 동원한 전문적인 노조 깨기가 확산되는 고리가 만들어져 백색테러가 횡행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고 용역폭력을 진단했다.

여야 각 당 의원들의 질타도 이어졌다.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이날 일간지에 보도된 창조 컨설팅의 행태를 고발하는가 하면, 홍영표 민주통합당 의원은 1996년 이후 파업 한 번 없던 SJM에 전격적인 직장폐쇄와 용역투입이 단행된 점을 따져 물었다. 경비업법상 허가되지 않은 장비를 사용한 용역업체의 책임을 추궁하기도 했으며, 18세 미만의 청소년이 용역으로 투입되는 현실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또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경찰의 늑장대처가 사태를 장기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고,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청문회가 끝나기 전까지 사태를 마무리하도록 SJM 노사에 주문하기도 했다. 실제 SJM은 전날 노사교섭이 진척돼 이날 오전 직장폐쇄를 철회한 바 있으며, 한두 가지 쟁점 외에는 거의 합의에 이른 상태다.

또 지난 2010년 직장폐쇄 당시 용역을 동원해 기숙사에서 자고 있던 여성 조합원을 강제로 끌어내는 과정에서 성추행 등 물의를 일으킨 바 있는 KEC와 관련, 증인으로 출석한 이신희 KEC 기획조정실장은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이 증거로 제시됐지만 기숙사에 용역을 투입하지 않았다고 관련 사실을 부인하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를 통해 산업현장에서 일어나는 용역폭력과 관련한 많은 문제들이 드러난 만큼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 정비가 과제로 남게 됐다. 이와 관련 지난 21일 열린 한 토론회에서는 경비업법과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산업현장에 용역경비를 아예 투입할 수 없게 하자는 방안이 제안되기도 했다.

한편, 노동계로부터 ‘노조파괴 전문가’로 지목돼 이날 출석을 요구받았던 심종두 창조컨설팅 대표는 신병을 이유로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야당 의원들은 심 대표에 대한 강제구인이나 환노위 차원의 고발을 점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