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이슈 떠오른 노조파괴 의혹 ‘창조컨설팅’
노동계 이슈 떠오른 노조파괴 의혹 ‘창조컨설팅’
  • 박석모 기자
  • 승인 2012.09.25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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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창조컨설팅 대표 구속·인가 취소 촉구
불법행위 고발 추진·특별근로감독 촉구

▲ 사무금융노조가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 창조컨설팅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파괴를 기도하는 3인방을 구속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 사무금융노조
용역폭력 국회 청문회에서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 의혹이 폭로된 후, 그동안 창조컨설팅의 노사관계 개입 의혹을 제기해왔던 노조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5일 오전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과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서울 영등포 노무법인 창조컨설팅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조컨설팅 대표를 비롯해 골든브릿지투자증권지부 말살을 기도하는 3인방을 구속하라”고 촉구했다.

사무금융노조는 이상준 골든브릿지 회장은 경총 출신의 송창규 노마즈 대표, 심종두 창조컨설팅 대표와 공모해 골든브릿지투자증권에서 노조를 말살하려 기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사무금융노조는 부당노동행위 등의 혐의로 이들 3인을 구속하라고 요구했다.

사무금융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사측은 내부회의에서 창조컨설팅을 ‘C’라고 호칭하고, 창조컨설팅 출신의 강 모 노무사를 인사팀으로 발령 내는 방식으로 노사관계에 개입하고 있으면서도 창조컨설팅과의 관계를 부인하고 있다”며 “오히려 ‘명예훼손’ 운운하며 노조를 협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24일 진행된 용역폭력 청문회에서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공개한 창조컨설팅의 내부자료에는 창조컨설팅이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의 노사관계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 있다고 주장했다.

사무금융노조의 주장에 따르면 이상준 골든브릿지 회장이 경총 출실의 송창규 노마즈 대표를 영입했고, 송창규 대표는 창조컨설팅 출신의 강 모 노무사를 인사팀에 입사시켜 노조의 파업을 유도하도록 하는가 하면, 골든브릿지투자증권지부가 파업에 돌입한 이후에는 불법 대체근로 인력을 투입했다는 것이다. 창조컨설팅이 개입해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의 노사관계를 악화시키고 골든브릿지투자증권지부의 말살을 기도하는 ‘노조파괴 시나리오’가 실제로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무금융노조는 이상준 회장과 송창규 대표, 심종두 창조컨설팅 대표를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노조파괴 3인방으로 지목하고 이들에 대한 구속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또 창조컨설팅에 대한 노무법인 인가 취소를 고용노동부에 요구하고, 창조컨설팅의 영업수익을 전액 환수하라는 요구도 덧붙였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후 창조컨설팅을 항의방문 하려 했으나, 정문을 막아선 경찰에 제지당하면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 김호열 골든브릿지투자증권지부장이 기자회견 후 창조컨설팅을 항의방문 하려다 경찰에 제지당하고 있다. ⓒ 사무금융노조
사무금융노조뿐만 아니라 보건의료노조도 현재 파업 등 갈등을 겪고 있는 이화의료원 노사관계에 창조컨설팅이 개입돼 있다고 폭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화의료원 외에도 고대의료원, 강남성모병원, 서울대치과병원, 보훈병원 등 서울지역 4개 병원이 창조컨설팅과 자문계약을 맺고 있다며, 이들 병원에 공문을 보내 “자문계약을 계속할 경우 노사관계가 악화되거나 노조파괴 시나리오대로 따르려 한다는 오해를 살 우려가 있고, 노조파괴와 용역폭력이라는 사회적 범죄를 저지른 창조컨설팅과 자문계약을 계속하는 것이 사회적·도덕적으로 용인받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창조컨설팅과의 자문계약을 해지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또 오는 26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 창조컨설팅이 개입한 사업장에 대한 전면적인 특별근로감독 실시 ▲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공작과 용역폭력 관련 위법행위에 따른 엄중 처벌과 행정조치 ▲ 10월 국회에서 노조파괴공작과 용역폭력에 대한 총체적인 국정감사 진행 등을 촉구할 계획이다.

아울러 ▲ 창조컨설팅이 개입한 사업장 공동대책회의 개최 ▲ 창조컨설팅의 각종 위법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집단 고발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파업 중인 이화의료원지부와 관련해서는 ▲ 이화의료원 장기파업 해결 촉구 집중상경투쟁 ▲ 투쟁기금 지원과 생계비 대여 등 이화의료원 장기파업투쟁 승리를 위한 특별 결의도 계획하고 있다.

한편 지난 24일 진행된 용역폭력 청문회에서는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자문 제안서 등 창조컨설팅의 내부자료가 폭로됐다. 이에 따르면 창조컨설팅이 사측에 노사관계 자문을 제공한 사업장들 중에서 지난 7년간 14개 노조가 해산되거나 조합원 수가 급격히 감소했고, 사업장 단위 복수노조 허용 이후에는 친 회사 노조가 설립됐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을 요구받은 심종두 창조컨설팅대표는 청문회 당일 아침 허리가 아프다는 이유로 불참을 통보한 바 있다.

그동안 노동계로부터 노조파괴의 주범으로 지목받아 온 창조컨설팅에 대한 의혹이 청문회를 계기로 새로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한 결론이 어떠게 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