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귀농인구
늘어나는 귀농인구
  • 참여와혁신
  • 승인 2012.11.0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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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인구 1만 가구 시대…물질욕망보단 내면 성찰로
지역특성, 친환경농업 등 전문가들의 영역 확대

박사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
귀농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농촌에서 나고 자란 베이비부머의 상당수는 어릴 적 자랐던 농촌에서 은퇴 후 전원생활을 꿈꾼다. 실제 2011년에 1만 503가구, 2만 3,415명이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주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베이비붐 세대이고, 귀농인구가 처음으로 1만 가구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숫자로 평가된다. 귀농 열기는 비단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도시생활에 지친 3, 40대, 농촌에서 미래를 꿈꾸는 20대도 귀농에 나서기 시작했다. 일례로 서점가에는 제주도 이민에 관한 책이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다.

인류역사에서 농촌에서 도시로의 이주는 마치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당연시 되어왔다. 귀농확산의 움직임은 물질적 욕망을 향해 모든 불편을 감수하고 질주해왔던 인간이 서서히 내면을 성찰하고 감정, 이웃, 자연 등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신호탄이다. 농촌에서는 아무래도 도시보다 소득이 줄어들고 생활이 불편하겠지만, 도시와 달리 누군가와의 끊임없는 경쟁에 내몰리고 지쳐 쓰러질 때까지 혹사당하지 않는다. 몸만 건강하고 부지런히 움직이면 큰 돈 들이지 않고 기본생활도 가능하다.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될수록 확대가 예상되는 귀농과 관련된 유망 직업을 알아보자.

생태 어메니티 전문가

함평 나비축제, 무주 반딧불이 축제, 평창 메밀꽃 축제 등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지역축제들이며, 어메니티 운동 덕분에 세상에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어메니티(amenity)’란 ‘쾌적함’을 뜻하는 말로 처음에는 영국에서 도시의 생활환경을 개선을 위해 도입된 개념이다. 이것이 ‘농촌’과 결합되면서 자연, 문화, 생활 등 다양한 차원에서 사람들에게 만족감과 쾌적성을 주는 말이 되었다.

생태 어메니티 전문가는 지역의 특성과 가치를 극대화하면서 지역주민의 삶의 쾌적성, 만족감을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지역개발 방안, 종합적 계획수립, 프로그램 개발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근무처는 크게 정부, 민간, 시민단체(NGO)로 구분된다. 어디에서 일하든 지역주민들이 자기 지역의 어메니티 자원을 개발하여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계획수립, 지원, 컨설팅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업무의 특성상 지역의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지역주민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하므로 현지조사 및 교육, 실행 등의 업무를 위해 농촌지역으로 출장이 잦다.

이 분야는 관광학과, 농경제학과, 지역개발학과, 조경학과 등의 대학졸업자의 진출이 활발한 편이다. 하지만 생태어메니티전문가가 되기 위한 대학 전공이 특별히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웰빙과 여가에 대한 도시민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각 지자체에서 경쟁적으로 어메니티 자원을 활용한 지역경제활성화 사업을 추진할 것이므로 전망은 밝다.

ⓒ 파주 귀농학교

친환경 병충해 방제 연구원

진디물과 진디벌, 총채벌레와 애꽃노린재는 어떤 관계일까? 바로 천적관계다. 곤충에 관심이 많다면 도전해 봄직한 직업이 친환경 병충해 방제 연구원이다.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을 찾고 그에 대한 천적곤충을 찾아 대량생산과 유통이 가능하도록 하는 일을 담당한다. 친환경 병충해 방제 연구원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병충해를 제거하는 방법을 광범위하게 연구하는데, 천적관계를 이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네덜란드에서는 토마토, 파프리카, 오이 등의 작물은 100% 천적을 이용해 방제를 할 정도로 이미 보편화되어 있다.

친환경 병충해 방제연구원이 되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농생물학이나 환경 미생물학, 곤충생리학, 응용생물학 등 생물학 계열을 비롯하여 유전공학, 원예학, 농학 등을 전공해야 한다. 연구원은 석사 이상의 학력이 필요하고, 박사학위 소지자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농업과 자연에 대한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사고력을 발휘해야 한다. 친환경 병충해 방제 연구원은 농촌진흥청의 국립농업과학원에 연구직 공무원으로 근무를 하거나 민간 농약업체나 천적곤충업체 등에서 일한다. 친환경 식품과 지속 가능한 농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우리 토양과 농업환경에 적합한 친환경 방제기술 개발이 필요하기 때문에 연구원에 대한 인력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