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진통 끝에 ‘전태일다리’라 부르기로
2년 진통 끝에 ‘전태일다리’라 부르기로
  • 박종훈 기자
  • 승인 2012.11.0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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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명위원회, 병행표기 결정
“이름 부끄럽지 않게 현실 바꿔가야”
▲ 1일 오후 열린 전태일다리 명명식에서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전태일다리 이름 찾기 진행 경과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 박종훈 기자 jhpark@laborplus.co.kr

청계천 6가 버들다리가 전태일다리라는 이름을 공식적으로 얻었다. 서울시 지명위원회는 지난 8월 전태일다리, 버들다리의 병행 표기를 결정했다.

전태일재단(이사장 조헌정)은 1일 오후 전태일다리 명명식을 열었다. 열사의 42주기를 기리기 위해 11월로 명명식을 잡은 것이다. 지난 2004년부터 다리 명칭 변경을 위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열사의 40주기를 맞은 지난 2010년에는 전태일다리 이름짓기 범국민캠페인 ‘808 행동’을 열기도 했다. 다리 개명의 여론이 높아져가는 가운데, 서울시의회에서 문화예술위원회 의원 10명의 전원 찬성으로 명칭변경 권고결의안이 통과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 지명위원회에서는 명칭 변경과 관련한 심의가 시작됐으며, 2년여에 걸친 지리한 심의 끝에 병행 표기가 결정된 것이다.

서울시 도로관리과의 이상하 주무관은 “지명위원회 심의위원의 구성 자체도 매우 더뎠고, 회의 일정을 잡는 것도 수월치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다른 용무로 바빠서 해당 사안을 챙길 겨를이 없었다”고도 덧붙였다. 심의가 계속 지연됐던 이유다.

전태일 열사의 40주기 행사위원회 단장을 맡기도 했던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름만 바꿔 부르는 것이 아니라 전태일 정신을 되새기는 것이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밝혔다.

명명식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전태일 열사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 곳곳에는 아직도 시름하는 노동자들이 남아 있다”며 “전태일다리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현실을 바꿔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명명식에는 전순옥 민주통합당 의원, 전태삼 씨 등 열사의 유족들과 배은심 유가협 회장, 정의헌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김동만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또한 심상정 진보정의당 대선후보,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후보 등도 자리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