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시국회의 열어 잇따른 죽음 막겠다
비상시국회의 열어 잇따른 죽음 막겠다
  • 박석모 기자
  • 승인 2012.12.26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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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미래’ 절망감이 죽음으로 내몰아
MB정부·박근혜 당선자에 노동현안 해결 촉구

▲ 민주노총, 금속노조, 민중의 힘 등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이 26일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정리해고·비정규직·노조파괴 긴급대응 비상시국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노동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태가 잇따르자 각계 원로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문제 해결에 나서기로 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민중의 힘을 포함한 시민사회단체들은 26일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정리해고·비정규직·노조파괴 긴급대응 비상시국회의’(이하 비상시국회의)를 개최하고 노동자들의 잇따른 자결 사태 해결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앞서 지난 21일 최강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이 노조 사무실에서 목을 맨 채 발견됐다. 이어 22일 오후에는 이운남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전 조직부장이 자택에서 투신해 숨졌다. 22일 오전에는 최경남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활동가가 번개탄을 피워 자결했으며, 25일 낮 이호일 대학노조 한국외대지부장이 노조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비상시국회의 직후 시민사회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1주일도 안 되어 4명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암울한 미래에 대한 절망감을 의미한다”며 “대통령선거 결과 죽지 않고 일할 권리, 일한만큼 대접받을 권리, 두들겨 맞지 않고 노조활동을 할 수 있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라는 소박한 기대가 물거품이 되었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목숨을 스스로 던진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이어 “이명박 정권은 결자해지의 자세로 이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해야 한다”며 “철탑에 있는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게 하고 또 다른 죽음이 생기지 않게 손배가압류와 노조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또 “박근혜 당선자는 자신의 통치기간에 발생한 일이 아니라고 나 몰라라 해서는 안 된다”며 “진정 대통합을 말하려면 앞으로 5년을 어떻게 더 견디겠냐는 고인들의 절규를 깊이 새기고 노동현안 해결에 나서라”고 주문했다.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저녁 대한문 앞 촛불집회를 여는 데 이어, 오는 28일 집중 촛불집회를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 촛불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또 각 단체별로 추모분향소를 설치하고 1월 초에 노동현안 해결을 위한 긴급토론회를 계획하고 있다. 1월 18일을 전후해 시국대회 개최도 결정했다. 이 밖에 최종활동계획은 오는 1월 4일 2차 회의에서 결정키로 했다.

민주노총 역시 투쟁사업장이 소속된 가맹조직이 비상대책위와 공동으로 투쟁팀을 구성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활동이 종료될 때까지 투쟁사업장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투쟁을 벌이는 등 1~2월 투쟁계획을 확정했다.

이에 따르면 오는 1월 18일 투쟁사업장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인수위 앞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2월 23일에는 주요 도심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하며, 투쟁사업장을 중심으로 하는 공동투쟁과 고공농성장 중심의 지역별 연대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금속노조 역시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조탄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1월 말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지난 17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3대 과제 해결을 위한 총파업을 결의한 바 있으며, 임원들이 현장순회를 통해 1월 말 총파업을 조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