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산업이 뜬다
말 산업이 뜬다
  • 참여와혁신
  • 승인 2013.02.0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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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득 2만 불 시대의 레저
2016년까지 일자리 1만 개 창출 전망

박사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
TV 드라마 ‘마의’가 방영되면서 말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예전에는 ‘말(馬)=경마=도박’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했지만 점차 승마, 즉 직접 말을 타면서 즐기는 스포츠와 레저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2012년 12월 ‘말 산업육성법’에 근거해 말조련사, 장제사, 재활승마지도사 등 제1회 말 산업 관련 국가자격시험을 실시하였다. 말 산업의 시장규모는 2012년 2조 8천억 원에서 2016년 3조 6천억 원으로 성장하고 일자리 1만 개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계 최대 말 산업국가인 미국의 경우 말 두 수가 920만 두, 말 관련 고용 인구는 143만 명, 경제 기여효과는 126조 원에 이르며, 승마강국인 독일은 승마인구가 170만 명, 승마장 수가 7,600개에 달한다.

자동차의 등장과 더불어 멀어졌던 말이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스포츠, 레저, 치유의 수단으로 부상 중이다. 흔히, 국민소득 5천 불이 되면 테니스, 1만 불이 되면 골프, 2만 불이 되면 말, 3만 불이 되면 요트를 즐긴다고 한다. 현재는 세계금융위기의 여파로 전반적 경기가 위축된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2만 불을 돌파한 것이 2007년이니 경마, 말 사육, 승마 등의 말 산업 전반의 성장과 말 전문 수의사, 말 조련사, 장제사, 경마기수, 재활승마지도사 등 말 산업 전문직종의 부상을 예상해볼 수 있다.

마필관리사

마필관리사는 조교사(=경마경주를 위해 경주마를 소유한 마주와 계약을 맺고 마필의 전반적인 훈련, 경주진행을 총감독하는 사람)나 기수(=경주용 말을 타고 경마에 출전하는 사람)를 보조하여 경주용 또는 승마용 말을 사육, 관리하고 훈련시키는 일을 담당한다. 보통 목장이나 승마장, 경마공원 등에서 일하며, 말의 상태를 살펴 사료와 첨가제를 먹이는 사양관리, 마방의 이물질 제거, 볏짚 교체 등 청소를 하는 구사관리, 말의 건강상태 확인, 목욕 등의 보건관리, 말발굽을 관리하는 장제관리 등을 책임진다. 경마공원에서 일할 경우 조련사의 역할인 조교관리 업무가 추가되어 훈련과 길들이기 등을 수행한다.

마필관리사는 보통 경마공원이나 승마장, 목장, 휴양시설이나 경마학교, 마필훈련센터 등에서 주로 일하며, 경마공원의 마필관리사는 각 지역 경마공원의 조교사협회 소속으로 협회에 의해 각 조교사에게 배치되거나 개별 고용된다. 일반목장이나 승마장의 마필관리사가 되는 데 필요한 자격증은 없지만, 직접 말을 타고 훈련을 하게 되므로 나이나 체중을 제한하는 경우가 있다. 경마장의 마필관리사는 마필관리사 후보생에 지원하여 시험 통과 후 일정기간 마사실습, 마학입문, 경마법규, 경마상식, 조배치실습 등의 기초교육을 수료한 뒤 최종시험을 거쳐 입사할 수 있다. 나이, 몸무게 등의 응시제한이 있으며, 채용되면 1년간 계약직으로 일한 뒤 근무평가를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 참여와혁신 포토DB

장제사

장제사는 우리 기억에서 멀어진 대표적인 말 관련 직업으로 쉽게 말하자면 말의 신발격인 편자를 제작, 장제하는 수공업 장인이다. 편자는 말발굽을 보호하고 갈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승용마나 경주마의 발바닥에 못으로 고정시킨 U자 모양의 쇠 또는 알루미늄으로 만든 말의 신발이다. 야생마인 경우 무리하게 달리지 않아 발굽이 심하게 닳거나 손상되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경주마나 승용마는 매일 달려 발굽의 마모가 빨리 이뤄지므로 편자가 필수적이다.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으면 멀리 갈 수 없는 것처럼 말마다 발굽의 모양이 제각각이고 같은 말이라도 앞발굽과 뒷발굽의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장제사는 맞춤형으로 편자를 만들어서 말이 편하게 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말의 움직이는 상태와 편자가 닳은 정도를 기준으로 통상 4~8주 간격으로 편자를 교체하며, 언어로 불편을 호소할 수 없는 동물에게 장착하는 것이기 때문에 장제사는 말의 상태를 정확히 짚어내야 한다. 따라서 장제기술 습득에는 수년이 걸리고 경지에 오른 숙달된 장제사는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장제사는 말의 발굽이나 편자의 상태를 점검해 말에 적합한 편자를 선택한 후 말발굽을 깎거나 편자를 연마해, 이를 장착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장제사의 작업은 편자를 만드는 조제, 말굽을 깎아서 모양을 만드는 삭제, 만들어진 편자를 장착하는 장제로 이뤄진다. 장제사가 되기 위해서는 한국마사회에서 운영하는 훈련을 받아야 하며, 장제사 자격을 취득한 이후에는 한국마사회와 같은 공공기관에 소속되어 근무하거나 개인사업체(프리랜서)를 운영하면서 장제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최근 정부의 말산업육성법에서 장제사는 국가자격증으로 규정하고 있어, 앞으로 장제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