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관계는 서로 믿고 사랑하는 아름다운 인간관계”
“노사관계는 서로 믿고 사랑하는 아름다운 인간관계”
  • 박석모 기자
  • 승인 2013.03.0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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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과 공정성 확보해야 생존 가능
전직지원,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인터뷰 1] 문형남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

지난 40여 년간 노사관계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온 문형남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이 최근 <상생을 위한 여섯 섬돌>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문형남 사무총장은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몸과 마음으로 절감한 노사상생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상생을 위한 제언을 책에 담아내고 있다.

ⓒ 노사발전재단

<상생을 위한 여섯 섬돌>이라는 책을 출간하셨는데, 어떤 이유로 책을 내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최근 글로벌 경제환경은 2008년부터 시작된 경기침체로 인하여 가히 위기의 시대이자 예측이 곤란한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더구나 기업의 이윤이 얼마나 남느냐 하는 무한경쟁의 차원을 넘어 이제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느냐 하는 ‘초경쟁(Hyper Competition)의 시대’가 되어버렸고, 저성장과 고실업이 지속되는 뉴노멀(New-Normal)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이처럼 종전과 다른 시대에는 종전과 다른 의식과 행동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특히 일을 통해 경제를 성장시켜왔던 근원인 기업과 그 안에서 같이 생활해나가고 있는 경영관리자·노조간부·근로자의 관계가 중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노사관계입니다. 노사관계에 대한 의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상생’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길이 생존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의 생존과 지속경영·근로자 고용문제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 나가야 합니다. 경영관리자와 근로자 모두에게 이러한 점을 재인식시켜 드리고자 평소 강의자료 등을 총망라해 책을 엮어 보았습니다.”

출간하신 책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책에서는 최고의 사회적 화두인 ‘공생’과 ‘공정성’을 구현하기 위해 우리 노사가 가져야 할 의식과 행동을 6가지로 요약해 보았습니다. ‘공생’이라는 용어 대신 노사관계에서는 그동안 쭉 ‘상생’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왔기에 ‘상생’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우선 노사라는 집단적 차원에서, 노사관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 원활한 소통과 공감, 확고한 원칙과 공정성 확립이라는 공동체 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기업 생산활동의 주체로서 개별적 차원의 노사관계라는 측면에서는, 일과 직장에 대한 사랑, 늘 건강한 위기의식 가지기, 일상적인 업무개선과 창의성 발휘 등을 다뤘습니다.”

ⓒ 참여와혁신 포토DB
사무총장님께서는 지난 40여 년간 노동행정전문가로서 노사관계 현장을 지켜오셨습니다. 그간의 경험에 비추어 우리나라 노사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기업을 종전과 같이 단순히 돈을 버는 곳으로 인식하고, 그 돈을 누가 얼마나 가져가느냐 하는 생각에 집착해 서로 대립하게 되면 급변의 시대에 바로 공멸하게 됩니다. 노사관계를 법률적 관점에서 보거나, 분배의 쟁점을 해결하는 차원의 노사문제를 넘어, 기업의 생존과 지속경영·근로자 고용안정의 바탕이라는 차원에서 노사관계에 접근하고 이를 운용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기업을 진정한 인간의 결합체로 생각하고 ‘우리 회사’ ‘우리 공장’이라고 부르며 같이 생활해온 경영관리자·노조간부·근로자 모두 ‘노사관계는 서로 믿고 사랑하는 아름다운 인간관계’라는 생각을 가졌으면 합니다.”

노사상생이라는 말을 하기는 쉽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우선 노사의 마음가짐부터 달라져야 할 것 같은데요, 상생을 위해 노사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요?

“이제 기업경영자는 노동력을 경영자본의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고 같이 살아가야 합니다. 현장의 근로자까지 지식이 보편화되고 있는 시대, 초경쟁시대에 경영자들만의 아이디어나 활동으로는 경쟁에서 뒤지게 되어 있습니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지금, ‘일상적인 구조조정’의 시대, ‘실업의 보편성 시대’에 근로자들도 진정한 고용안정을 위해서는 변화를 수용하고 자신의 능력개발과 그를 바탕으로 한 생산성 향상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아니 주도해 나간다는 생각으로 근로해야 합니다.”

노사의 노력만으로는 상생관계를 정립하는 데에 한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노사상생을 뒷받침할 제도로 어떤 것이 필요하겠습니까?

“최근 경제상황이 어렵다보니 기업의 경영환경이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경험에서 비추어 알 수 있듯이 고용조정과 관련한 노사간의 대립은 노사관계에서 가장 극렬하고 심각한 양상을 보입니다. 이러한 심각한 대립을 피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전직지원서비스 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은퇴 전, 고용조정 전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재취업이나 이직, 전직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