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균의 함정을 아시나요?
살균의 함정을 아시나요?
  • 서영민 한의학 박사
  • 승인 2013.05.0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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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청결·소독, 오히려 건강 해친다?
유산균 포함 유익균과 함께 지키는 우리 몸
한의학 박사
인천 우보한의원 원장

얼마 전에 SBS 스페셜에서 방송한 <살균의 함정>이란 프로그램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그 동안 건강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 위생과 청결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청결과 위생이 건강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 잘못하면 도리어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의학이 발달하면서 예전에 비하여 전염병과 같은 감염성 질환은 현저하게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아토피나 천식, 알레르기 질환과 같은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인한 질환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세균과 상호작용으로 형성된 우리 면역체계

물론 서구화된 음식습관이나 과도한 스트레스, 대기오염의 증가가 면역질환의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항생제의 남용이나 지나친 청결이나 소독 등이 면역질환 증가의 한 가지 원인일 수 있다는 견해들이 여러 학술지를 통해 많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질병의 가장 큰 원인으로 생각했던 세균들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세균에는 우리 몸에 해가 되는 유해균이나 병원균도 있지만, 실제 우리 몸의 면역기능을 행성해주는 유익균도 존재합니다.

실제 우리 몸은 체세포 수보다 100배는 더 많은 수많은 세균들이 상호작용을 해가면서 면역체계를 생성하게 됩니다. 이러한 세균들은 섭취하는 약물, 음식물, 생활환경, 스트레스의 영향을 받으며 질병의 발생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게 됩니다. 실제 면역체계의 형성과 질병을 발생시키는 세균의 70% 이상이 소화기와 그 주변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세균의 상호작용에 이상이 발생하게 되면 가장 먼저 소화기능이나 장 기능에 영향을 가져오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면역체계의 형성에 이상을 나타내게 됩니다.

인체의 장에 유해균이 증식하게 되면 정상적인 장 점막에 손상을 일으키게 되고, 이러한 장 점막의 손상으로 인하여 장에서 걸러 주어야 할 독소와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분자량이 큰 이종단백 등이 체내로 유입되어 여러 질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정상적으로 흡수되어야 할 면역체계의 확립을 위하여 필요한 필수 영양성분이 흡수되지 않아 여러 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유해균 뿐 아니라 유익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항생제와 같은 약물을 장기간 사용하게 되면 장내 세균의 이상발효로 인하여 설사와 변비, 복부팽만감 등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러한 증상은 장내 세균 중의 유해균이 유화수소, 이산화탄소 등을 생산하여 장운동을 과도하게 촉진시키거나 단백질의 이상 부패 반응을 일으켜 장운동을 과도하게 억제시켜 발생하게 됩니다.
 

ⓒ 참여와혁신 포토DB
우리 몸 ‘유익균’을 늘리려면?

유해균을 줄이기 위해서는 과자나 아이스크림과 같은 당분이 많은 음식을 줄여주는 것이 좋으며, 규칙적인 식사를 통해서 적절한 위산 분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유익균을 증가시키기 위해서 김치와 요구르트, 청국장, 된장찌개 등의 발효식품을 많이 먹어 유익균의 장내섭취를 증가시켜주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인체의 면역체계에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유익균의 하나로 유산균을 들 수 있습니다. 유산균은 인체에 해로운 물질들은 생성하지 않고 유익한 작용을 하는 세균들 중에서 유산을 생산하는 균주를 이야기합니다. 장 점막의 세포 분화와 성장 기능에 도움을 주는 중요한 요소로 단백질을 분해합니다.

유산균은 장내 부패를 억제하고, 비타민 등을 공급받을 수 있으므로 장의 건강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며, 부패균이나 병원균을 억제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실제 육류섭취가 많은 서양인의 경우 동양인에 비하여 대장암의 발생빈도가 높은데 요구르트 섭취가 많은 핀란드에서만 유일하게 대장암의 발생빈도가 낮은 것만 봐도 유산균 자체가 얼마나 장 기능에 큰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습니다.

유산균의 경우 연령에 따라서 유아는 25%, 어린이는 20%, 성인은 10%, 고령자는 8%로 연령이 증가하면서 그 숫자가 급격하게 감소되기 때문에 연령이 증가할수록 더 많은 유산균 섭취가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가장 기본적인 것은 아무리 유산균 섭취를 많이 한다고 하더라도 섭취된 유산균이 대부분 장에 이르지 못하거나, 장에 이르더라도 유산균이 잘 생존할 수 있는 조건이 이루어지지 못하면 유산균이 정상적인 면역활동에 도움을 줄 수 없습니다.

적절한 발효식품의 섭취와 함께 규칙적인 식습관이 필요하며, 과도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이 좋으며, 항생제와 같은 화학요법은 꼭 필요할 때만 단기간에 사용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