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위기 해결 위해 원탁회의 뜬다
교육위기 해결 위해 원탁회의 뜬다
  • 박석모 기자
  • 승인 2013.06.06 11:26
  • 수정 0000.00.0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사·학부모·학생, “현재 교육 위기다”
과도한 입시경쟁교육, 교육위기 원인으로 꼽혀

▲ 5일 저녁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교육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비상원탁회의 출범식이 열렸다. ⓒ 박석모 기자 smpark@laborplus.co.kr
교육위기 해결을 위해 시민사회단체가 교육비상원탁회의를 구성해 대안 모색에 나선다.

전교조를 주축으로 한 교육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은 5일 저녁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교육비상원탁회의 출범식을 열고, 교육위기를 해결할 대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날 출범한 교육비상원탁회의에는 전교조를 비롯해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참교육 학부모회, 교육희망 네트워크 등 교육단체들과 민주노총,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도정일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를 비롯한 학계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김승환 전라북도교육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이 자문위원으로 함께하고 있다.

입시제도 개혁이 교육위기 대안

이날 출범식에서 이영주 전교조 수석부위원장은 지난 4월 17일부터 2주간 전교조 참교육연구소가 전국의 교사 1,463명, 학생 1,154명, 학부모 1,2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교육위기 현황과 극복방향에 대한 교사, 학생, 학부모 의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교육비상원탁회의 출범식에서 이영주 전교조 수석부위원장이 전국의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의식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박석모 기자 smpark@laborplus.co.kr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현재의 교육이 위기라는 말에 90%에 이르는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이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학교 교사와 학부모의 교육위기 체감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초등학교 교사와 학부모의 교육위기 체감도 역시 80%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들은 학생의 정신건강, 생활지도, 수업진행, 학교폭력 순으로 문제라고 답했다. 이에 비해 학부모들은 현실적인 문제인 사교육비 문제를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았으며 학교폭력, 정신건강, 생활지도, 수업 등이 뒤를 이었다. 학생들의 경우에는 정신건강, 지도불응, 학교폭력, 수업진행, 학생인권 침해를 문제로 꼽았다.

또 설문에 응답한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 5명 중 4명은 과도한 입시경쟁교육이 이 같은 교육위기의 원인이라고 답했다. 이 외에도 학부모는 인성교육 부족을, 학생은 영어와 수학의 비중이 높고 난이도가 높은 것을 교육위기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교사들은 과밀학급과 교사 수 부족을 교육위기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은 이 같은 인식에 따라 입시경쟁교육 해결을 교육위기 해결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응답자들은 특히 대학 서열체제 해소 및 평준화와 입시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에 대해 응답자들은 처벌을 강화하는 것보다 치유와 회복 중심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교사들은 학급당 학생 수 감축과 교원업무 정상화, 교원 간 실적경쟁제도 폐지가 교육위기의 해결방안이라고 답했다.

교육부, 앞뒤 안 맞는 지시

이 같은 교육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 관련 시민사회단체들과 4명의 교육감들은 이날 교육비상원탁회의를 출범시켰다.

교육비상원탁회의는 출범선언문을 통해 “교육위기를 해결하지 않고는 우리 사회의 미래의 희망을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기존의 교육관계자나 교육단체를 넘어 시민사회와 학계, 원로까지 참여하여 입체적으로 교육위기를 진단하고 새로운 해법과 대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교육비상원탁회의는 조희연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상임의장을 운영위원장으로 선출하고, 이윤미 홍익대 교수, 성열관 경희대 교수, 안승문 교육희망 네트워크 공동운영위원, 권해진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 이경희 전교조 대외협력실장을 운영위원으로 선정했다.

▲ 김승환 전라북도교육감이 축사를 대신해 교육감으로서 실제 부딪히는 문제들을 설명하고 있다. ⓒ 박석모 기자 smpark@laborplus.co.kr
한편 이날 출범식에 참가한 김승환 전라북도교육감은 “교육감으로서 실제 부딪히는 문제를 말하는 것이 이 자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몇 가지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김승환 교육감은 ▲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을 내세우는 교육부가 교육청별로 교원 수 감축을 지시하는 모순적인 행정 ▲ 교육 비전문가들에 의해 운영되는 교육행정 ▲ 학생인권조례와 교권이 충돌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상황 ▲ 학교폭력의 학생부 기재로 인한 대학진학 실패 학생이 350여 명에 이르지만 이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않고 있는 헌법재판소 ▲ 집중이수제 등 실패한 정책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 교육부 관료 등의 문제를 거론했다.

교육비상원탁회의는 앞으로 교육위기의 진단과 대안 모색은 물론, 이 같은 대안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에 단호한 조치를 요구했다. 또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