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평가가 학교를 죽인다
전교조, 평가가 학교를 죽인다
  • 이가람 기자
  • 승인 2013.06.1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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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고사·학교성과급 폐지 투쟁선포
20일 144시간 농성투쟁 돌입

▲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후문 앞에서 열린 ‘일제고사·학교성과급·학교평가 완전폐지 투쟁선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일제고사 폐지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전교조가 일제고사, 학교성과급, 학교평가의 폐해를 지적하며 교육부에 이를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12일 10시 30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서울 종로구 세종로 교육부 후문에서 ‘일제고사·학교성과급·학교평가 완전폐지 투쟁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영주 전교조 수석부위원장은 “교육은 학생의 성장을 돕는 것인데 시험과 평가가 난무해 학생들을 죽음으로 내몬다”며 “2013년 초등학교 일제고사 폐지라는 작은 성과를 얻었고 이젠 중학교 일제고사 폐지 투쟁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인식 ‘다른교육은가능하다’ 대표는 “교사들 성과급과 평가를 강화하는 것은 동료 교사 임금을 빼앗아 오라고 부추기는 것”이라며 “협력 교육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학교평가와 학교성과급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회견문을 통해 “시도교육청 평가와 학교성과급 평가 항목에 기초학력 미도달 학생 비율과 일제고사 성적 향상도 등을 강제함으로써 사실상 일제고사 파행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경북 영양교육지원청이 관내 중학교에 진단평가와 일제고사 순위를 낸 자료를 배포해 학교를 압박한 사례를 제시하며 중학교 일제고사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가 제시한 또 다른 파행사례에 따르면, 경북 울진교육지원청의 경우 학무과장이 관내 중학교에 방문해 주요 과목 교사들에게 6월 25일 일제고사에 신경 쓸 것을 당부했고, 학교장도 교육지원청의 지시로 이전부터 교사들에게 성적 향상 대책을 내놓을 것을 요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전교조는 “일제고사 파행 사례는 학교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매우 조직적으로 자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의 파행을 묵인하거나 사실상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또 “학교성과급이나 학교평가는 교원들 간 건강한 경쟁을 유발하기보다는 교원 간, 학교 간 불화와 갈등을 일으키고 교원들을 허탈하게 만든다”고 꼬집었다.

전교조가 조합원 835명을 상대로 학교평가 및 학교성과급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99%의 응답자들은 학교평가가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98.7%의 응답자들은 학교성과급제가 필요하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병수 전교조 대변인은 “비조합원 교사들도 대부분 학교평가나 학교성과급제에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이날부터 18일까지 일제고사 파행사례 시정 장관 면담을 요구할 예정이다. 전교조는 또 면담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20일부터 교육부 앞에서 144시간 농성투쟁에 돌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