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때 일하셨습니까?
추석 때 일하셨습니까?
  • 박석모 기자
  • 승인 2013.10.0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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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도 지나고 유난히 더웠던 여름도 이젠 다 지나간 듯합니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걸 보니 어느새 가을은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었네요.

지난 추석 때 고향에 다녀오느라 내심 걱정이 많았지요. 올핸 도로에서 허비하는 시간이 없어야 할 텐데, 하고 말이죠.
그런 걱정 때문인지 자연스레 현재의 교통상황을 확인하느라 TV를 켰습니다.
무심코 흘려보내던 뉴스들 가운데 유독 한 꼭지가 눈길을 끌더군요.

“우린 이번 연휴에도 추석 당일만 쉬고 모두 나와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추석 연휴 기간이지만 물량을 대느라 쉬지 않고 돌아가는 어느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한 말입니다.
사실 명절 때만 되면 이런 류의 뉴스가 항상 나오던 터라 새로운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문득 인터뷰를 하고 있는 저 노동자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할까 하는 상념에 빠졌지요.
노동자들의 연간 노동시간이 세계에서 가장 긴 나라들 중에서 우리나라가 몇 손가락 안에 꼽힌다는 사실은 더 이상 뉴스거리도 아닙니다만, 남들 다 쉬는 추석 연휴에도 일해야 하는 마음은 어떨까 싶었던 겁니다.

만일 여러분이 그 노동자였다면 어떤 생각을 했을 것 같나요?
열심히 일해야 하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열심히 일한다는 게 꼭 오래 일한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을 겁니다. 오히려 쉴 틈도 없이 오래도록 일만 한다면 능률을 떨어뜨리기 십상입니다. 더 열심히 일하기 위해서도 ‘쉼’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오랫동안 일하지 않으면 열심히 일하지 않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더 효율적으로 일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물론 인터뷰했던 그 노동자가 효율적으로 일하는지 어떤지는 알 수 없습니다. 또 그 노동자는 꼭 필요하기 때문에 기꺼이 휴일도 반납하고 일했을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런 노동자들의 ‘선의’를 자기 편리한 대로만 이용하려고 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 아닐까요? “봐라.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근로자들도 있는데, 돈도 많이 받으면서 만날 더 달라고 파업이나 하는 너희들은 뭐냐?” 하는 식으로 말이죠.

이번호 <참여와혁신>의 두께가 꽤 얇아졌습니다. 그 대신 지금 <참여와혁신> 취재팀은 몇 차례에 걸쳐 ‘특별호’를 발행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우선 첫 번째 순서로 한국노총의 현재를 조명하는 ‘한국노총 특별호’를 낼 예정입니다.
‘민주노총 특별호’가 뒤를 이을 것이고, 경영계와 정부의 현재를 살피는 특별호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연이어 발행될 ‘특별호’에도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지만, 한낮엔 여전히 햇볕이 따갑습니다.
이런 환절기일수록 더욱 더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