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구청에 전화했더니 민간회사 상담원이 받네
서울시 구청에 전화했더니 민간회사 상담원이 받네
  • 이가람 기자
  • 승인 2013.10.0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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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위탁 철회하고 서울시가 직접고용할 것
3차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대책이 관건
[인터뷰3] 김영아 희망연대노조 다산콜센터지부장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120 다산콜센터는 서울시를 대표하는 민원전화 상담센터로 자리 잡았다. 하루 8시간 동안 100번의 통화는 해야 평가에서 중간 등급을 받을 정도로 업무 강도는 높다. 서울시 예산으로 지어진 건물에, 서울시의 지침에 따라 다산콜센터는 운영되지만 상담원들은 서울시청 소속이 아니다. 다산콜센터 상담원 429명은 효성ITX, MPC, KTCS라는 3개의 민간위탁 업체에 나뉘어 소속되어 있다.

이들은 서울시 25개 구청, 보건소, 교통, 수도사업소 등 서울시정과 관련된 전화 상담을 도맡아 하고 있다. 민간위탁 업체에 소속되어 업무에 한계가 있다며 서울시가 직접고용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김영아 희망연대노조 다산콜센터지부장을 만났다. 다산콜센터지부는 지난 8월 26일, 28일, 30일에 각각 부분파업을 벌였다. 9월 2일 업체(KTCS 복수노조로 제외)들과 기본급 3%(기존 99만원)인상, 추석 상여금 8만원 지급, 노조 간부 근로시간 면제 등을 포함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업무를 하면서 느끼는 직접 고용의 필요성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게 있나.

“구정이나 시정의 업무가 바뀌면, 우리는 바뀐 대로 민원인에게 안내를 해야 한다. 공무원들로부터 바뀐 부분에 대해 우리가 직접 설명을 들으면 자세하고 정확하게 알아들을 수 있다. 그러나 중간에 업체 관리자들이 전해 듣고 와서 알려주니 오류가 생길 때가 있다. 이 분들은 전화 업무를 해보지 않았다. 본인도 잘 모르는 내용들을 가지고 와서 한 다리 건너서 전해주다 보니까 내용 전달이 잘 안 되고 착오도 있다. ‘이건 좀 이상한데 어떻게 되는 거예요’라고 관리자에게 질문하면 ‘잘 모르니까 다시 확인해서 알려 주겠다’고 한다. 이렇게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든다.

상담원마다 일처리가 같아야 하니까 업무지시를 세 개 회사가 동일하게 한다. 줄어들고는 있지만 지금까지 업체는 상담원들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관리만 해왔다.

또한 신입사원 교육을 업체 상관없이 서울시 공무원들로부터 다 같이 받고 있다. 근무지는 서울시 수도사업소 건물이고 장비들도 서울시 예산으로 구입한다. 업체들은 비용을 하나도 내는 게 없다. 왜 쓸데없이 민간위탁을 하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서울시민이 구청 대표번호로 전화 했는데 왜 콜센터냐며 의아해할 때도 있다.”

서울시의 1, 2차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대책에서 민간위탁 부문은 배제 됐었다.

“작년 9월 12일 노조가 설립 이후 이 문제를 들고 나왔다. 당시 서울시 대책에는 다산콜센터에 대한 논의는 아예 없었다. 우리가 문제제기를 계속해서 다산콜센터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대책위라고 서울시가 내놓은 대책이 있었다. 체불임금 같이 법적으로 위법한 사항에 대해서 관리 감독하거나 심리 상담을 하는 내용이었다. 정말로 근본적이지 않은 대책을 내놨었다.”

다산콜센터가 해당되는 3차 민간위탁 부문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서울시는 ‘10월에 민간위탁 연구용역에 대한 결과가 나오면 대책을 마련하겠다. 그러니 그때까지 기다리라’고 하는 중이다. 10월에 연구용역이 어떻게 나오는지가 중요하다. 민간 위탁이기 때문에 해결될 수 없는 문제들이 있다는 게 임단협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지금 노조 내부에서 직접고용 관련한 토론회를 비롯한 다양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받는 폐해로 인해 직접 고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여론에 많이 알리려고 한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만약 연구용역의 결과가 노조에게 부정적일 땐 어떻게 되나.

“부정적인 결과일 수도 있는데 일단은 지금은 들리는 얘기로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서울시시설공단 소속으로 전환하겠다는 말이 들려서 서울시에다 확인을 해봤다. 서울시는 그런 말 한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용역 결과가 나와 봐야지 아는 문제이기 때문에 두고 봐야 한다.”

상담원들이 시설공단이나 서울시로 고용이 전환되면 업체들의 반발도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업체들도 버티고 있는 거다. 여기에서 사업장을 계속 지켜야 되니까. 일단 서울시가 갑이니까 서울시에서 못하겠다고 하면 자기네들도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다. 하지만 우리의 업무 자체가 서울시 구청 시정에 관련한 것이다. 또한 지속적이고 상시적인 업무이며 건물 1층에는 서울시 공무원들이 있다. 서울시에서 처음에 다산콜센터를 만들 때 전문적인 콜센터 업무를 모르기 때문에 민간위탁을 한다고 했다. 지금은 5년 이상 되었고 상담원들도 전문화 됐다. 굳이 민간위탁 체계를 유지하는 의미가 없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무엇인가.

“세 개 회사가 임단협을 동일하게 적용하는 문제가 남았다. 그 다음 가장 중요한 서울시 직접고용이 우리가 풀어가야 할 과제다. 또한 2014년 임단협 준비도 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