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일 · 171일 · 202일 · 269일 허공에 매달린 시간
151일 · 171일 · 202일 · 269일 허공에 매달린 시간
  • 봉재석 기자
  • 승인 2013.12.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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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향소가 있던 대한문, 이제는 꽃들이 한 서린 넋을 추모할까
환한 웃음이 가득한 사진이 넘쳤으면 … 다시 2014년 바람으로
[송년특집 2] 2013년 잊지 못할 순간

‘꽃보다 할배’가 화제가 되었던 2013년. 노동현장을 지킨 사진기에는 ‘사람보다 꽃’이 자리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출범을 알리자 노동자의 부고가 이어졌습니다. 한진중공업 노동자 최강서의 죽음에 분노와 눈물로 새해를 맞이해야 했던 노동자들은 수백 날을 이어가는 철탑, 다리, 종탑의 농성에 발을 동동 굴려야 했습니다. 그렇게 한 해가 지나갑니다. 누군가는 일자리를 찾아, 누군가는 농성장에서, 누군가는 노조 아님이라는 통보를 받으며 여느 해보다 추울 거라는 겨울을 거리에서 맞이하고 있습니다.
‘2013년에는 환한 웃음 가득한 사진이 넘쳤으면 합니다’의 지난해의 바람은 2014년으로 미룹니다.
- <참여와혁신> 취재팀

금속노조 총파업 승리 민주노총 결의대회  1. 30

ⓒ 참여와혁신 포토DB
거리로 나선 유서  ‘나는 회사를 증오한다. 자본 아니 가진 자들의 횡포에 졌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심장이 터지는 것 같다. 못 가진 것이 한이 된다. 민주노조 사수하라. 손해배상 철회하라.’
- 최강서의 유서 가운데서

한진중공업 노동자 최강서의 유서를 손에 들고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4시간 총파업을 벌이며 거리로 뛰쳐나왔다.

위풍당당 공동투쟁단  2. 28

ⓒ 참여와혁신 포토DB
사랑해요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조탄압 없는 세상을 향한 희망과 연대의 날, 위풍당당 공동투쟁단이 유성기업 아산공장 입구 다리 난간에서 농성중인 홍종인 지회장을 찾았다. 연대를 온 노동자들이 머리 위로 하트를 그리자 홍 지회장은 허리도 제대로 펼 수 없는 천막 안에서 환하게 웃으며 하트로 화답했다. 홍 지회장은 151일간 이곳에 매달려 있다가 3월 20일에 내려왔다. 그의 다리는 앙상했다.

금속노조 비정규직 정규직화 결의대회  4. 26

ⓒ 참여와혁신 포토DB
아스파트에 짓눌린 비정규 삶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금속노조 비정규직 정규직화 결의대회가 열렸다. 4월 16일 기아자동차 광주 사내하청 비정규직 조직부장이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며 분신을 시도하였고, 이에 앞선 14일에는 현대자동차 직접고용 촉탁직 해고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있었다. 이에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 쟁취를 위해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는 4월22일부터 5월15일까지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상경투쟁을 전개하였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 최병승, 천의봉은 2012년 10월 17일부터 2013년 8월 8일까지 259일간 울산 공장 앞 송전탑에서 농성을 벌였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민주노총 방문  6. 7

ⓒ 참여와혁신 포토DB
창밖의 바람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이 민주노총을 방문했다. 지난 2011년 이명박 정부 때 박재완 전 장관이 방문한 이후 2년여 만이다. 이채필 전임 장관은 임기 동안에 민주노총을 한 차례도 방문하지 않았다. 방 장관과 민주노총 간부들과의 만남 장소 너머엔 숱한 노동자의 절규가 창 안을 기웃거렸다.

재능교육지부 농성 해제 및 조인식  8. 26

ⓒ 참여와혁신 포토DB
2076일만의 웃음  2007년에 시작된 재능교육 노동자의 농성이 2,076일 만인 8월 26일에 환한 웃음으로 끝을 맺었다. 202일 동안 이어진 혜화동 성당 종탑 농성을 마치고 내려오는 노동자의 얼굴에는 웃음과 함께 눈물이 가득했다. 단체협약을 원상회복하고, 해고자 12명의 전원 복직을 이룬 재능교육 노동자들, 그들 가슴에 깊게 패인 상처가 아무는 시간은 얼마나 걸릴까.

티브로드지부 본사 점거 농성  9. 30

ⓒ 참여와혁신 포토DB
불어터진 면발  티브로드 비정규직 노조가 9월 30일 오전 9시 서울 광화문 태광-티브로드 본사 건물에서 점거농성에 돌입했다. 27일간 파업을 벌이며 노동조건 개선과 노동자 노동인권 보장 등을 촉구해왔으나 답이 없자 점거에 들어간 거다. 다음 날인 10월 1일, 노사의 대화가 시작되자 점거농성을 해제했다. 농성장 밖에서 불어터진 짜장면을 먹으며 점거농성 노동자를 지킨 보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