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는 시키는 대로 일만 해야 하나요?
노동자는 시키는 대로 일만 해야 하나요?
  • 참여와혁신
  • 승인 2013.12.09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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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연말 정국이 하 수상하게 돌아갑니다.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으로부터 촉발된 논란으로 여야의 대치정국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치권의 대치 속에 국회에 발의된 많은 법안들에 먼지가 쌓여가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노동 문제와 관련한 법안도 적지 않습니다.
근로기준법 개정안부터 노조법 개정안, 산재법 개정안, 기간제법 개정안 등이 계속 발의되고 있지만, 이 법안들이 언제 처리될 수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최근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태흠 의원의 발언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김태흠 의원은 지난 11월 26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청소노동자들과 관련해 이렇게 발언했지요.
“이 사람들 무기계약직 되면 노동3권 보장 돼요. 툭하면 파업할 터인데 어떻게 관리하려고 그럽니까.”
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화 방침과 관련해, 국회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데 대해 반대하며 했다는 발언입니다.
청소노동자들에겐 노동3권도 보장해주면 안 된다는 말인가요? 아니면 혹시나 국회에서 청소노동자들이 파업하면 대한민국 국회의 위신이 깎이기라도 하는 건가요?
아마도 김태흠 의원에게는 노동자는 그저 조용히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만 해야 하는 존재로 보이는 모양입니다만, 헌법에서도 보장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노동3권을 짓밟아야 설 수 있는 위신이라면 차라리 없는 게 낫습니다.

기대와 흥분 속에 맞이했던 2013년 한 해도 어느덧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돌이켜 보니 올 한 해에도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웃음 짓게 하는 일보다는 한숨 쉬게 만드는 일이 더 많았던 것 같군요.
매번 그런 것을 보면, 아마도 사람은 기쁘고 좋았던 일보다는 안 좋았던 일을 더 오래 기억하나 봅니다.

송년특집으로 올 한 해 있었던 사건들을 키워드로 정리하다 보니, 노동자들은 올 한 해를 참 힘겹게도 살아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서도 한 줄기 희망의 빛을 찾으려 발버둥 쳤지만, 번번이 현실의 높은 벽 앞에서 좌절을 경험해야 했던 노동자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 와중에도 2천 일 넘게 투쟁을 이어왔던 재능교육 학습지 노동자들이 다시 일터로 돌아갈 수 있게 된 건 그나마 다행이라 하겠습니다.

다가올 새해도 어쩌면 희망이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누구도 희망을 선물해주지는 않습니다. 오직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갈 수 있을 뿐이지요.
다가오는 2014년은 모두가 밝은 희망을 만드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홍대 언저리에서 <참여와혁신> 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