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초리를 든 어머니의 찢어지는 마음으로 직위해제.”
“회초리를 든 어머니의 찢어지는 마음으로 직위해제.”
  • 박종훈 기자
  • 승인 2014.01.0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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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초리를 든 어머니의 찢어지는 마음으로 직위해제.”
-  12월 13일, 최연혜 한국철도공사 사장

파업 참여 조합원 전원을 직위해제하는 강수를 둔 최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이와 같이 가슴 아픈(?)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20일이 넘어가는 파업 과정을 지켜보며 차마 대놓고 말을 꺼내지도 못한 채 속이 타들어갔을 조합원들의 진짜 어머니들이 들었으면 속이 터질 이야기가 아닐 수 없겠는데요.

사회 초년생들이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2~3년만 지나도 금방 깨달을 수 있답니다. ‘가족’ 운운하는 회사치고 제대로 된 곳이 별로 없다는 것을.

“원칙대로 하는 것에 손가락질하고 불통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자랑스러운 불통.”
-  12월 18일,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

원칙을 지키는 것과 소통하는 것이 어째서 연관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불통인 것에 대해서 손가락질을 하는 것이랍니다. 불통은 자랑스럽고 말고 할 게 없지요. 원인을 진단하는 것에서부터 ‘삑사리’가 났으니 결론은 더욱 가관입니다. ‘자랑스러운 불통’, 이 얼마나 ‘찬란한 형용모순’인지.

요즈음은 유치원 어린이들도 따박따박 오해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잘못에 대해선 솔직하게 사과하고 그러던데, 원칙에 대해선 충분히 설득하고 불통에 대해선 미안했다고 얘기하는 게 덜 복잡한 일 아니었을까요?

“검거 실패 어느 정도 예견했다.”
-  12월 23일, 이성한 경찰청장

5,000여 병력을 동원해 노동조합 총연맹을 향해 ‘돌격 앞으로~’를 외쳤던 수장이 이 무슨 맥 빠지는 말씀이란 말입니까. ‘이 산이 아닌가벼~’라는 유행어 이후 분대장, 소대장들의 무능도 비아냥 거리가 되고 있는데 말입니다.

군사기밀에 해당하는 내용이지만, 전 어리바리 소총수였던 군대 시절에 어쩌다 무전기를 들러 메고 사단 기동훈련에서 자랑스럽게도 연대 본부를 전멸시켰던 전력(?)을 갖고 있습니다. ‘저 새X, 영창 처넣어’라며 길길이 뛰는 연대장 앞에서 발발 떨었던 기억을 떠올려 보면, 이 청장님은 이미 유니폼 벗을 각오쯤이야 끝내두셨지 싶군요.